산업 IT

[Science&Market] 화성개척, 과연 꿈일까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일론 머스크, 新우주선 기술로

2022년 화성탐사 수익성 확보

印, 美 10분의 1 비용으로 탐사

고유기술 개발 여부에 성패갈려





일론 머스크는 이제 낯선 이름이 아니다. 그는 온라인 결제회사 페이팔, 전기차를 개발하는 테슬라모터스, 사막에 거대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솔라시티,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뉴럴링크, 로켓 제조회사 겸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창업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공언은 터무니없는 것처럼 들렸고 그가 제시한 기한은 어긋나기 일쑤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다. 그런 점에는 머스크는 매력적인 허풍선이라 할 수 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말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제68차 국제우주대회에서 “오는 2022년에는 스페이스 X가 화성을 탐사하러 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빅팰컨로켓(BFR)이라는 새로운 우주선을 제시했다. 정말로 크다. 우주선의 길이가 48m에 달하고 31개의 엔진이 장착돼 있다. 최상단에는 5~6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객실 40개와 각종 창고·유흥공간, 심지어 태양풍 대피소도 설치된다. 객실 공간으로만 치면 에어버스사의 A380보다 크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 발표한 모델에 비하면 무게가 150톤이나 줄어든 것이다.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던 머스크는 이제 답을 찾은 듯하다. 스페이스X의 다른 우주선인 팰컨9, 팰컨9 헤비로켓, 드래건을 모두 BFR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BFR가 가동되면 위성을 우주에 배달하고,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전달하고, 우주인을 데려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스페이스X는 이미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위탁을 받아 GPS 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리는 등 수익사업을 하고 있으며 지상과 해상에서 발사체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데도 성공해 결코 허언은 아니다. 머스크의 우주여행 사업은 수익 모델을 어느 정도 갖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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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BFR가 화성을 탐사한 다음 2024년에는 BFR4기를 화성에 보낼 텐데 그 중 2기에는 승무원을 태울 예정이다. 그들은 화성에서 물을 채취하고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추출해 지구로 되돌아올 때 사용할 연료를 만들 예정이다. 이 모든 작업을 위해서는 달에 기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2018년에는 민간 우주관광객 2명을 달에 보내겠다고 올해 초 발표한 바 있다.

머스크에게 달과 화성 탐사는 호기심과 꿈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는 성공한 사업가다. 지금까지 이룬 그의 사업에서 보듯이 우주사업도 수익성이 있어야 한다. 그 누구도 우주탐사만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수익은 지구에서 발생한다. 그는 BFR 기술을 지구여행에 적용하면 어디에서든 1시간 이내에 여행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지금 14시간 걸리는 서울과 뉴욕 비행이 50분 이내로 줄어든다.

화성 탐사가 단지 나사나 스페이스X만의 사업일까. 전통적 우주강국인 러시아는 2011년 화성 위성탐사선 포브스그룬트가 화성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2022년에 다시 보낼 계획이다. 유럽연합(EU)도 화성 영토에 관심이 있다. 유럽우주국은 화성 탐사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도 빠지지 않는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1999년과 2011년에 화성 탐사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인도는 2014년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더 놀라운 것은 비용이다. 인도가 화성탐사선에 투입한 예산은 불과 770억원 정도다. 망갈리안보다 이틀 먼저 화성 궤도에 진입한 미국의 메이븐에 7,000억원이 들어간 것과 비교하면 10분의1에 불과하다. 더 놀라운 것은 국제정거장의 사고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그래비티’의 제작비 1,000억원보다도 적다는 것이다.

이는 단지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고유의 기술을 보유했느냐의 문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공학자와 기술자를 키우는 데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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