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LTE 5,000만 시대 눈앞…반갑잖은 이통사

이통시장 가입자 포화상태인데

IoT·AI스피커 등 新사업 걸음마

5G서비스는 2020년께나 본격화

정치권 요금인하 압박 거세지며

실적 뒷걸음질 가능성도 커져

1115A14 가입자




4세대 이동통신인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 5,000만 명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국내 이통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가입자 6,300만명 내외에 불과한 국내 이통 시장에서 추가적인 매출 확대를 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신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 등으로 향후 몇 년간 매출 반등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국내 LTE 가입자는 4,919만 명에 달한다. LTE 가입자가 석 달 간격으로 100만 명 이상 증가한 최근 추이를 감안하면 늦어도 올 연말에는 5,000만 명 돌파가 확실시 된다. 반면 2G와 3G 서비스 가입자 수 감소세는 뚜렷하다. 2G 가입자 수는 지난 8월 290만 명으로 2G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3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3G는 알뜰폰 이용자들의 선호로 어느 정도 가입자 방어가 가능하지만 지난 8월 가입자 수 1,096만 명에 그치는 등 조만간 1,000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LTE 가입자 5,000만 명 시대가 열린 배경에는 3G 대비 20배 이상 빠른 LTE의 데이터 전송 속도와 약정할인 및 데이터중심 요금제 도입에 따른 LTE의 높은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실제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LTE 평균 속도는 120Mbps인 반면 3G는 5.6Mbps로 LTE가 20배 이상 빠르다. 특히 지난 2015년 음성통화 및 문자메시지 무제한 기반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은 후 가격 경쟁력 또한 LTE가 3G에 뒤지지 않게 됐다.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월 5만9,400원이지만 SK텔레콤(017670)의 LTE무제한 요금제인 ‘밴드데이터 퍼펙트’는 6만5,890원으로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여기에 25% 약정할인을 받으면 가격 차이가 5,000원도 채 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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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LTE 가입자 포화 상태와 관련해 이통사들은 신규 먹거리 발굴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회선당 이익을 낼 수 있는 IoT를 비롯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의 신규 먹거리로 부상한 AI 스피커 개발에도 공을 들이는 것 또한 매출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통사들은 장기적으로는 LTE 대비 10배 이상 빠른 5G를 바탕으로 매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5G 표준 제정 시기 등을 감안하면 2020년 이전에는 반전을 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잇따른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줄어들 가능성도 높다. 정치권은 최근 약정할인율 25% 상향안을 관철한 데 이어 월 2만원 대에 1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까지 추진 중이다. LTE 가입자 확보가 사실상 정체 된 상황에서 ‘매출 보릿고개’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 3·4분기 이통 3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줄어 든 1조325억원으로 전망하는 등 이통사의 실적 뒷걸음질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 LTE 서비스 출시와 2014년 단통법 시행에 따른 마케팅비 절감 등으로 이통사들이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는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할 때”며 “자율주행차와 각종 콘텐츠 서비스로 비통신 부문 강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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