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자영업 롱런시대, 뭉치면 산다] 시장 좁은 전통공예, 공동생산으로 원가 낮춰 수출효자로

<3>우리겨레협동조합

소진공 장비지원으로 원가 50% 뚝

판로지원사업으로 TV홈쇼핑 진출

하루 매출만 3,000만원…시장 넓혀

김흥빈(왼쪽 네번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우리겨레협동조합을 방문해 조합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김흥빈(왼쪽 네번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우리겨레협동조합을 방문해 조합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통공예는 기술 전수의 어려움, 높은 판매 가격 등 현실적 한계로 시장 확장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렇듯 힘든 여건 속에서도 독특한 아이템과 집단의 힘을 십분 발휘해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는 곳이 있다. 5명의 젊은 공예가들이 뭉쳐 옻칠공예 상품을 생산하는 ‘우리겨레협동조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15년 공예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공예사업자 대표자의 평균연령은 55.4세. 젊은 피가 수혈되지 않으면서 기술 전수 및 트렌드 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우리겨레협동조합 조합원의 평균 연령은 37세다. 이들은 내구성과 항균성 등 장점이 많지만 생산 과정이 복잡해 산업 발전이 더뎠던 옻칠공예 상품에 승부수를 걸고 내수 시장에 안착시킨 데 이어 해외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이해영 우리겨레협동조합 이사장은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옻칠공예품은 전통공예품 중에서도 가내수공업이라는 제한적 생산방식으로 인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원재료 구매 비용을 낮추고 대량생산시스템을 구축한 데 힘입어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조합이 현실적으로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첫 번째 카드는 바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 2015년 총 1억원의 공동 장비를 지원 받았는데 이는 곧 비용절감 효과로 이어졌다. 기존 가내 수공업 중심의 사업장은 소량의 부자재만을 사용해 원자재 가격을 낮추기가 어려웠지만 지원 장비를 통해 기초 재료를 공동 생산하면서 50% 이상의 비용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정부지원에 탄력을 받은 조합은 이듬해 판로지원사업에 응모했고 업계 최초로 ‘TV홈쇼핑’이라는 새로운 판매망을 개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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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공예제품은 공방 내 매장에서 판매되는 오프라인 형태가 주를 이룬다. 조합원들은 여기서 ‘발상의 전환’을 꾀했다. 오프라인 채널만으로는 비용절감에 따른 대량 생산 효과를 얻기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던 것.

이 이사장은 “지난해 12월말 공영홈쇼핑에서 옻칠 생활용품을 선보였는데 첫날 매출만 3,000만원을 기록했다”며 “기존 판매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판로의 가능성을 열었던 의미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조합은 현재 주방조리기구뿐만 아니라 텀블러, 머그컵 등의 생활용품과 전통을 담은 공예기념품, 국악 악기 등 대중성과 전통성을 모두 녹여낸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불가능하다고 평가됐던 전통공예제품의 △대량생산화 △대중화 △판매채널 확대 등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지금 추세라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 나가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특히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 가격과 질 모든 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우리 고유의 옻칠공예품을 적극 홍보해 판로를 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우리나라에서 전통공예는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보호될 만큼 활성화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지만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는 생산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우리 전통 기술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공단이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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