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직매장’들이 지역 먹거리의 거점이 되고 있다. 지역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사고파는 활력의 장이자 지역 특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관광명소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의 로컬푸드 운동이 진행돼왔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이 대표적이다. 초기에는 농산물 판매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학교 급식, 도농 교류 확대, 관광산업 활성화, 올바른 식습관 확립 등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주지 반경 100마일(약 160㎞) 안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미국·캐나다의 ‘100마일 다이어트’ 운동도 성공적인 로컬푸드 운동으로 꼽힌다. 북미 지역의 식재료가 평균 약 2,400㎞나 떨어진 곳에서 운송되는 현실을 알리고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장거리 이동이 필요 없는 로컬푸드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운송시간이 짧기 때문에 농산물의 신선함이 잘 유지된다. 신선도가 높으면 농산물 품질과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또한 높아진다. 둘째, 운송비와 물류비 등이 절감돼 농산물의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가능해진다.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생산농가는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거래할 수 있다. 셋째, 환경비용이 절감된다. 장거리 운송에 소요되는 자동차 매연을 줄일 수 있고 콜드체인 등 신선도 유지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로컬푸드 문화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 설립 지원과 ‘우수 직거래사업장 인증제’ 운영, 직거래 교육 등 로컬푸드 활성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는 10월23일부터는 로컬푸드 페스티벌 특별주간을 운영하고 직매장별로 인근 도시의 소비자들을 초청해 로컬푸드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소비자 팸투어 등을 실시한다.
우리나라도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2013년 32곳에 불과하던 로컬푸드 직매장이 올 상반기 기준 171곳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단기간에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일부 경영상의 애로를 겪는 사례도 있지만 로컬푸드의 가치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문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유통 단계를 줄인 로컬푸드가 정착되면 우리 농산물 유통이 안고 있는 고비용 구조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다. 또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덜고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로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다. 지역 안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뤄져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환경보호,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 증대 등 부수적인 효과도 상당하다. 말 그대로 ‘일석다조(一石多鳥)’인 로컬푸드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육성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