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전체관람가’ 첫방] 이명세부터 양익준까지 9人 9色…‘리얼’ 단편영화 제작기

영화와 예능의 신선한 만남이 시작됐다. 국내 유수의 감독들이 만드는 단편영화를 통해 영화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그 제작기를 리얼하게 담아 예능적인 재미도 더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전체관람가’에서는 10편의 단편영화를 만들기 위해 9명의 영화감독들이 아이템을 정하고 본격적인 영화 준비에 돌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비어있는 한 자리에는 단편 영화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감독을 영입할 계획이다.




/사진=JTBC ‘전체관람가’/사진=JTBC ‘전체관람가’


영화감독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전체관람가’ 제작진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가감 없이 공개할 것”이라며 리얼한 단편영화 제작기를 예고했다. 기존 영화 메이킹 등에서 마치 신처럼 보이던 영화감독들의 비굴한 노력 등을 사실적으로 전달하겠다며 영화감독들에게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요구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독과 배우도 필요하지만 제작자도 필요하다. ‘전체관람가’에서는 윤종신, 김구라, 문소리 3MC의 이름을 따 ‘신라리 프로덕션’을 만들었다.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받는 시대에 맞게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단편영화가 적격이라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단편영화를 통해 얻는 수익은 한국독립영화협회에게 기부하게 된다.

먼저 ‘인정사정 볼것없다’, ‘M’의 이명세 감독이 소개됐다. 1990년, 아직은 영화 미학에 둔감했을 시기 진정한 미장센을 보여줬던 감독. 함께 영화를 촬영한 배우 안성기는 “생각과 색깔이 독특하다”며 “1~20년 빨리 나온 영화”라고 극찬했다.

다음은 ‘남극 일기’, ‘헨젤과 그레텔’의 임필성 감독. 유지태는 그를 두고 “색깔이 뚜렷한 감독이다. 한국영화에서 한 발 앞서가 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한 이명세 감독은 유지태를 비롯해 송강호, 정우성 등을 영화에 출연시키는 등 캐스팅의 귀재. ‘헨젤과 그레텔’에서 심은경을 데뷔시키기도 한 그가 또 다시 숨은 보석을 찾아낼지 기대감이 모였다.

창감독은 ‘계춘할망’, ‘표적’ 등을 연출했다. 특히 ‘표적’으로 칸에 초청까지 받은 능력 있는 감독. 실제 자신의 할머니를 모티브로 삼은 ‘계춘할망’을 촬영하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착하고 따뜻한 성격을 가진 감독이었다. 뮤직비디오를 200여 편 연출한 감독답게 아름다운 영상미도 특징으로 꼽혔다.

‘말아톤’, ‘좋지 아니한가’, ‘대립군’의 정윤철 감독은 첫 방송부터 뛰어난 예능감을 보여줬다. 중학교까지는 과학자를 꿈꿨으나 다소 문제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한 후에는 이 억울한 상황을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며 장래희망을 바꿨다고. 최근 Mnet ‘쇼미더머니’에 빠져있는 그는 시청률 5%가 넘으면 랩을 하겠다며 독특한 공약까지 내걸었다.

‘웰컴투 동막골’ 박광현 감독은 미대오빠에서 광고 PD, 영화감독가지 거쳐 온 인물. 패셔너블하고 감각적인 것들이 유행하던 시대에 광고에 스토리를 담고 배우를 캐스팅했다. 때마침 장진 감독과의 단편 프로젝트를 통해 데뷔한 그는 2005년 정윤철 감독과 함께 영화계 상을 쓸어 모은 장본인이었다.

이경미 감독은 초대된 영화감독 중 유일한 여성감독.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로 치밀한 각본부터 디테일한 연출까지 장점을 드러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박찬욱 감독은 그를 두고 “야생마처럼 어디로 뛰어갈지 모른다”며 “전체 감독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영화를 만들지 못하면 나를 볼 생각 마라”고 엄포를 놨다. 문소리는 “우리끼리는 이경미 감독에 괴랄하다는 표현을 쓴다”고 이경미 감독이 범상치 않음을 언급했다.


양익준 감독은 ‘똥파리’로 각본, 연출, 주연배우까지 도맡아했던 능력자. 당시 유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행진을 이어가며 인정받은 바 있다. 양익준 감독은 “2002년부터 연기활동을 하다 한계를 느꼈다”며 “내 속의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보면 어떨까 해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원석 감독은 ‘남자사용설명서’와 ‘상의원’을 연출한, 역시나 개성 넘치는 감독이다. ‘상의원’에 출연했던 유연석은 “과연 이 분이 사극을 찍을 수 있을까 싶었다”며 “색다른 공간과 분위기”를 장점으로 꼽았다. 이원석 감독은 “‘남자사용설명서’로 신인상에 오를 줄 알았는데 후보에도 못 들었다. 심사숙고 후 사극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했다”며 독특한 필모에 설명을 덧붙였다.

끝으로 봉만대 감독이 소개됐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등 마냥 야한 에로영화가 아닌 스타일리시한 기법을 사용하는 감독이었다. 이준익 감독은 “봉만대 감독이 에로영화로 알려져있지만 드라마에도 강하다”며 칭찬했다. 봉만대 감독은 “전체관람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지만 페르소나 김구라와 함께 잘 해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JTBC ‘전체관람가’/사진=JTBC ‘전체관람가’


‘전체관람가’를 통해 제작될 단편영화에는 몇 가지 제약이 있다. 우선 러닝타임은 12분 이내, 소재는 2017년을 관통하는 키워드 20개 중 선정해야 한다. 캐스팅은 감독 재량에 맡기지만 프로덕션 제공배우 1명과 오디션을 거친 신인배우 1명, 3MC 중 1명이 반드시 출연하는 것이 조건이다.

이후 신인배우 오디션 등 본격적인 영화 제작기에 돌입했다. 정윤철 감독은 자신 있게 첫 번째 타자에 도전했음에도 오히려 다른 감독들보다 더딘 진행 속도로 제작진을 애타게 했다. 과학자가 꿈이었던 만큼 AI와 VR 중 소재를 선택한 그는 가상현실과 현실이 큰 차이가 없다는 메시지를 담겠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다른 감독들은 벌써 배우 캐스팅에 돌입했다. 봉만대 감독은 기태영과 이원석 감독은 김보성과 만나 영화의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박광현 감독은 이상진 조감독과 강릉까지 가 개그맨 심원철을 설득했다. 결국 그를 배우 겸 작가로 캐스팅하게 됐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대중매체인 영화와 방송, 두 매체를 통해 즐거움과 위로를 얻고 있는 현대인들. ‘전체관람가’는 즐거운 외도를 작심한 영화감독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예능인이 함께 만드는 최초의 컬래버레이션 블록버스터 예능 프로그램.

그 의도에 맞게 첫 회에서는 각각의 영화감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영화의 정체성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연출과 각본 대부분을 담당하는 감독의 영향이 절대적. 서로 다른 9명의 영화감독들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배우를 섭외하는 과정도 의미 있었다. 단편영화 제작 외에 신인배우 발굴이라는 또 다른 목표까지 고려했다. MC 중 한 명인 문소리는 연기 경력이 거의 없던 중 이창동 감독에 눈에 띄어 ‘박하사탕’을 찍게 된 배우. 제2의 문소리와 같은 배우가 탄생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였다.

더불어 오디션 장면에서도 각 감독마다의 특징이 드러났다. 3차 현장 오디션이었던 개별면담에서 이원석 감독은 참가자에게 비트박스와 랩을 시키는가 하면 이경미 감독은 화면에 담긴 배우의 얼굴부터 확인했다. 영화 제작 단계부터 드러나는 이들의 차이가 각각 어떤 결과물로서 드러날지 기대를 높였다.

한편 ‘전체관람가’는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