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법정에서 “모든 책임은 나에게 물라”며 발언한 직후다.
한국당 관계자는 17일 “어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유영하 변호사에게 사람을 보내 (박 전 대통령) 스스로 당적을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답변을 며칠 동안 기다려본 후 탈당 의사가 없으면 윤리위원회를 열어 탈당 권유 등 출당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 대표와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예전에도 박 전 대통령에게 의중을 타진했다.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박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지어졌으면 한다”고 한 만큼 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은 자유한국당에 이득이다. 친박계의 반발을 비롯한 내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보수층의 분열 역시 최소화할 수 있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날 페이스북에 “지도자의 가장 큰 잘못은 무능”이라며 “잘못이 있으면 무한책임지는 것이 지도자의 참 모습”이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으면 징계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 의지가 있다고 여겨져서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당내에서 논의 중인 출당 등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10월 출당 추진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작업 때문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당 일각에선 불만을 갖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배신자’들을 받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냐”며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그들 때문에 박 전 대통령과 동료들이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