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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씨엔블루 이종현 “28년간의 연애 실패..가사로 ‘후회’ 많이 써”

1990년생 이종현은 곧 서른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에 잠긴다. 밴드 씨엔블루로서 산 20대도 좋았고, 그 와중에 연기자로 변신했던 순간순간도 흥미로웠다.

CNBLUE 이종현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FNC WOW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CNBLUE 이종현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FNC WOW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최근 KBS 2TV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로 8부작의 짧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종현에게는 ‘연기’를 더욱 깊이 통찰해 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도는 컸다.

70년대 후반 대구 사춘기 여고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코믹로망스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약방 총각 주영춘 역을 맡았던 이종현과 18일 서울 중구 명동 FNC WOW에서 드라마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한창 가수 씨엔블루로 활동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틈틈이 연기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이 나왔다. 가수 겸 배우의 숙명이기도 한데, 이종현은 “예전에는 음악과 작품을 같이 하면 지금처럼 응원을 못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화도 못 할 것 같았다.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연기를 하려다보니 지금에서야 연기를 다시 보여주게 됐다. 지금 씨엔블루 네 명이 배려도 많이 하면서 서로 잘 챙겨주고 있는데, 서로의 상황을 맞추려다보니 연기만 하기엔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아무한테나 주어지지 않는 기회인데 나에게 주어졌으니 이 무게를 스스로 자각 하고 사람들에게 납득할 만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신중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전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해도, 아직은 가수가 연기하는 것에 대해 폐쇄적인 반응을 보내는 이가 꽤 많다. 이종현의 연기에도 프레임을 씌워 평가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저의 몫이라 생각한다. 그런 평가의 장을 제공하는 것, 혼나기도 하면서 노력하는 게 나의 몫인 것 같다. 생각하는 자세가 되게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응원이라 생각하고 더 잘하려고 한다. 냉정한 평가가 많다 보니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래서 더 짜릿한 것 같다.”

CNBLUE 이종현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FNC WOW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CNBLUE 이종현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FNC WOW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활동분야 측면에서 음악과 연기의 경계선이 예전에 비해 많이 허물어졌지만, 둘을 병행하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인 것은 사실이다. “지금도 완벽히 병행은 못 한다. (강)민혁이가 공연과 드라마를 같이 준비하는데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유연하게 생각의 폭을 넓히려고 한다. 덜 스트레스 받고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예전엔 인터뷰를 하면서 ‘종현 씨에게 음악은 뭔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내 자신도 마음에 들지 않는 대답을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음악이든, 연기든, 글쓰기든 예술 하는 분들은 공통적으로 ‘사람’을 연구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공감하고 그런 기회를 만드는 게 사명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종현은 8년차 가수로서 느낀 고민과 새 도전 분야인 연기에 대한 호기심, 성취감을 밝혔다. “데뷔 초엔 음악하면서 불안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러다 무대 위가 편해지면서 나오는 멋이 생겼지만 20대 초반에 느꼈던 뜨겁고 긴장된 생각이 사라진 순간도 있었다. 현재 연기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연기 할 때는 현장에 가서 ‘언제까지 떨리나요?’라고 물어보면 선배님들께서 ‘계속 떨리는 거다’라고 하시더라. 이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는 20대 초반 친구들에게 새롭게 융화된다는 게 되게 좋았다. 리딩 할 때 심장 뛰는 것 등이 인생의 큰 도움이 됐다. 연기를 하고 칭찬을 들었을 때는 몸이 힘들지언정 이걸 감당하고 추구해야 한다는 게 느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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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노래 좋다는 얘기를 되게 오래 전부터 해주셨는데 그 말을 듣는 게 얼마나 행복한 시기였는지 잘 모르고 지나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옛날을 생각하고 있고 혼자 감성에 묻혀 있더라. 우리 같은 직업은 사실 앞으로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20대가 너무 반짝거려서 동시에 30대가 너무 불안하더라. 여러 책들을 읽어보면서 앞으로 내가 잘 살 확률이 상대적으로 너무 낮은 것 같아 힘들기도 했다. 현재는 스스로 아직 할 게 많은 것 같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같은 처지로서 씨엔블루 멤버들과 그런 고민을 많이 나누는지 묻자 “저희는 멤버들끼리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옆에 있는 그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다.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나와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같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저희는 서로 인간적인 응원을 한다. ‘함께하는 게 어디냐?’라고 장난 식으로라도 우리가 항상 옆에 있다는 걸 스스로 알려준다. 그것만으로도 든든하다. 이 친구들과 함께라면 뭐라도 해 나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란제리 소녀시대’를 하면서도 멤버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잘 만들었다’고 해서 나름의 자신감도 가졌다. 요즘에 특히 연기도 병행하면서 같이 고생하는 걸 보면 ‘지난 10년이 헛되지 않았구나. 앞으로도 잘 하겠구나’ 싶다”고 대답했다.

CNBLUE 이종현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FNC WOW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CNBLUE 이종현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FNC WOW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근 10년이 다 되도록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웬만한 희로애락을 겪어봤음직하다. 이날 만난 이종현은 수많은 활동과 여러 풍파를 겪고서 스스로 다스리는 법을 터득한 것 같았다. 이종현은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 마인드 콘트롤을 어떻게 할까. “사람마다 주어진 장벽이 다른데 어쩌다보니 나에게는 그런 장벽이 많았던 것 같다. 어릴 때는 ‘내가 겪은 걸 왜 이해 못해?’라며 남들에게 강요하려 했다면 지금은 반대로 상황을 이해하려 한다.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 학교 다닐 때 하지 못한 공부를 나이 들면서, 이 일을 통해서 하게 되는 것 같다. 연예인은 남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직업인데, 내가 좋은 사람이 돼야 좋은 영향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더 좋은 마음가짐을 가지려 노력한다.”

연예계 생활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 이종현을 보자니 새삼 이전보다 한층 성숙해졌음이 느껴졌다.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 중 ‘학창시절’부터 ‘커리어’ ‘우정’ ‘연애’까지 자연스레 화제가 흘러나왔다. 이종현에게 사랑은 몇 순위인지 물어봤다. “사랑이 1순위가 되어야겠다. 저희 같이 음악 등으로 표현하는 사람은 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멋있음을 동경해서 선택한 일인데... ‘음악’도 멋있고 싶어서 선택한 거다. 내가 스스로 좋은 사람인 것 같기는 한데, 좋은 남자인지는 의문이다. 지금도 좋은 남자가 되는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남자’란 무엇일까.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사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최소한의 배려’라는 게 시간이 지날수록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나는 연애라는 걸 되게 크게 생각한다. 28년 동안 실패를 거듭했던 게 연애고, 이걸 만들어내고 싶어 하는 게 우리의 욕구다. 상대방을 통해 많은 걸 배운다. 내가 잘 하면 잘 할수록 돌아오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한다. 그러고서 나중에 후회하는 내용을 가사로 많이 쓰게 된다. 사랑도, 일도 열심히 하고 항상 최선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금이라 생각한다. 지금 느끼는 것이 되게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종현이 밝힌 당분간의 활동 계획은 이렇다. “이번 작품에서 너무 좋게 봐 주셨고 좋은 기회들이 있었다. 그것도 잘 하고, 끝나면 또 신중하게 작품을 해야겠다. 내년에도 꾸준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주로 연 초에는 쉬고 연말에 일하는 패턴이었다.(웃음)”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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