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상태가 완벽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6억원)에 출사표를 던진 선수들이 대회 코스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108명(아마추어 3명 포함)의 선수들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장인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파72·6,489야드)에서 공식 연습 라운드를 하며 마지막으로 코스를 점검했다.
따사로운 날씨에 코스를 돈 선수들은 우선 잘 관리된 코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4승을 거둔 상금랭킹 1위 이정은(21·토니모리)은 “코스 상태가 워낙 좋기 때문에 선수들이 친 대로 가고 퍼트도 본 대로 굴러간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국과 미국 투어를 모두 경험한 장하나(25·비씨카드)도 “코스 상태가 정말 정말 좋다”며 탄사를 연발했다.
핀크스GC는 미국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테오도어 로빈슨이 설계한 코스로 국내 골프장으로는 최초로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된 곳이다. 특히 최근 페어웨이를 최고급 그린 잔디인 벤트그래스로 교체하면서 카펫처럼 매끈한 코스로 최상의 플레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정갈하고 아름답다고 해서 공략이 수월한 것은 아니다.
이정은은 그린이 작은 편이어서 아이언 샷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은은 “페어웨이가 넓고 전반적으로 아주 까다로운 편은 아닌데 바람이 불면 완전히 다른 코스가 될 것”이라면서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작은 그린에 볼을 올리기 쉽지 않고 그린 주변에는 벙커가 크고 많아 매우 어려워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벙커도 변수로 꼽았다. “벙커 모래가 굉장히 부드러워 높이 뜬 볼은 무조건 모래에 잠기는 에그프라이가 된다”는 그는 “그런 상황에 대처를 잘해야 될 것 같다. 티 샷에 집중해야 할 홀과 세컨드 샷에서 집중해야 할 홀로 나눠 잘 공략해야 한다”고 공략 계획을 공개했다.
통산 2승의 조정민(23·MY문영)은 “페어웨이 상태가 너무 깨끗하지만 벤트그래스 페어웨이는 국내에서 자주 경험해볼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잔디가 짧아 볼이 지면에 거의 붙어 있고 푹신하기 때문에 일단 정확한 볼 콘택트가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약간만 볼 뒤쪽 땅을 쳐도 샷 거리가 확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장하나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어진 형태의 홀이 많기 때문에 티잉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온을 노릴 만한 파5홀이 별로 없는 만큼 세 번째 샷에서 정교한 웨지 샷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즌 첫 승이 늦어지고 있는 배선우(23·삼천리)는 “거의 모든 홀이 경계심을 놓아서는 안 되는 홀이고 바람이 강해지면 공략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수들이 주로 꼽은 승부처는 7번홀과 18번홀. 7번홀(파4·420야드)은 거리가 길고 페어웨이의 좁은 티 샷 낙하지점 좌우에는 벙커가 위치하고 있다. 그린 주변의 벙커도 위협적이다. 18번홀(파4·360야드)은 그린 앞쪽으로 해저드와 개울·벙커가 있어 맞바람이 불 경우 정면 승부를 걸기가 부담스러워진다. 해저드를 넘겨야 하고 그린이 세로로 길쭉한 땅콩 형태인 5번(파3·164야드) 등 4개의 파3홀 모두 까다롭다는 평가도 나왔다.
핀크스GC의 선택을 받을 10번째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여왕의 탄생 시간이 다가왔다.
/서귀포=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