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31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재개를 위한 상견례를 진행한다. 다만 현대차의 새 노조 집행부가 강경투쟁을 예고해 연내 임금협상이 타결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연내 타결을 위한 졸속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금협상을 둘러싼 이 같은 노사 간 극한대립 분위기는 중소·중견기업에서도 감지된다. 서울의 한 중견 업체는 아예 올해 임금협상을 연내 마무리 짓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 회사 대표는 “얼마 안 있으면 내년인데 올해 급여를 인상하고 나면 몇 달 지나지 않아 임금을 또 올려줘야 한다”며 “차라리 내년에 2년치 협상을 한꺼번에 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연말 임금협상이 대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수직 상승하는 최저임금 적용,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통상임금 범위, 친노동 성향의 정권이 수립되면서 높아진 노조의 기대치 등이 서로 맞물려 역대 최악의 임금협상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임금결정진도율(타결률)은 48.8%로 지난해 같은 기간(52.0%)에 비해 3.2%포인트 낮다. 2015년과 비교하면 무려 10.5%포인트 차이가 난다. 특히 상시근로자 1,0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36.2%밖에 되지 않는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이 예년보다 늦는데 이는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산정범위 논란, 정권 교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