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SE★초점] ‘악플러 고소’ 역풍 정준하, 그는 왜 고소를 철회했나

10년 동안 ‘악플’의 고통에 시달렸다며 악플러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던 개그맨 정준하가 여론의 반발에 부딪쳐 결국 고소를 철회했다. 악플러 고소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지지보다는 지적과 비난을 먼저 맞았던 정준하. 그는 왜 ‘악플러 고소’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을까.

정준하는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12일 악플러 고소에 관한 글을 올리고 2주가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시 제가 올린 즉흥적인 심경글과 감정적인 대응으로 많은분들께 질책을 받았습니다. 제 부족함으로 불쾌하셨거나 실망하셨을 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며 악플러 철회 의사를 밝혔다.




사진=서경스타 DB사진=서경스타 DB


정준하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10여 년 동안 악성 게시물과 댓글에 시달려왔음을 알리며 “스트레스는 더욱 극심해졌으며 특히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강경 대응해야겠다는 결심을 내렸다”고 악플러를 향한 고소의사를 밝혔다.

연예계 악플로 인한 피해사례가 빈번하기에, 통상적으로 악플러 고소를 위해 칼을 빼든 연예인들을 향해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준하의 경우는 전혀 달랐다. 악플러를 고소하려는 정준하의 태도를 비판하며 과거 그가 얽혔거나 오해받는 과거 사건들까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많은 이들은 정준하가 받았던 좋지 못한 여론과 부정적인 댓글들은 실제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지각’ ‘고집’ ‘삐침’ ‘술집 운영에서 불거진 문제’ 등에서 발행한 것이었다. 대중은 정준하가 받은 비판의 대부분은 그의 잘못된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다른 사람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행동 먼저 돌아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심지어 정준하의 고소를 놓고 ‘어 열받네’라는 유행어가 발생하기도 했다. ‘어 열받네’는 과거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정신감정편에서 나온 것으로, 당시 출연했던 정신과 전문의가 정준하에 대해 “본인이 잘못을 저지른 다음에 야단을 맞으면 ‘아, 내가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어, 저 인간이 나한테 야단치네? 어 열받네?’라고 한다”고 말했던 것에서 기인된 것이다. 이와 같은 유행어 뒤에는 자신이 저지른 태도에 대한 잘못들, 경솔함을 생각하지 않은 채, 또 다시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돌리려는 정준하의 태도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더 컸다.

관련기사



정준하의 악플러 고소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역풍은 거셌고, 결국 그는 고소를 취하했다. 남에게 문제를 돌리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정준하는 SNS를 통해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저는 고소 진행을 멈추고 저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제가 됐던 방송 캡쳐도 차분히 다시 보며 많은 후회와 반성을 했습니다”며 “저라는 사람이 얼마나 부족하고 어른스럽지 못한지 또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받아온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당연하게 여기고 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과 질책은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정준하는 “악플러 고소가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부족한 저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방송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먼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이번 일로 저에게 크게 실망하셨겠지만 다시 한 번 용서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성실한 태도로 여러분께 웃음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고 거듭 사과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악플은 정당화 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잘못된 행동을 교정해 줄 수 있는 비판마저 악플로 치부하는 것도 위험하다. 고소보다 자신의 행동 돌아보기를 결정한 정준하. 재차 사과하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한 정준하의 변화는 돌아선 대중의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을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