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필름형 藥' 제약업계 새 효자로…물 없이 복용 편의성에 B형간염·치매 치료제 등으로 영역 확대

서울제약, 印尼에 767만弗 수출

씨티씨바이오도 중동시장 뚫어

SK케미칼 발기부전약 '엠빅스S'

국내서만 연 100억 매출 올려





3115A13필름형


입안에서 녹여 먹는 필름형 의약품이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의 효자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는 편의성에 휴대성도 뛰어나 복제약 경쟁을 뒤이을 차세대 격전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제약은 최근 인도네시아 제약사 소호와 필름형 치매 치료제와 정신질환 치료제 767만달러(약 87억원)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797만달러(약 89억원) 규모의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수출에 이은 두 번째 계약이다. 서울제약은 지난 2012년 화이자에 필름형 ‘비아그라’의 원료를 공급한 데 이어 대만, 중국, 동남아 등에 필름형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도 지난 27일 중동 제약사 TMC에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2종을 수출한데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필름형 B형 간염 치료제와 항궤양제도 수출할 계획이다.


필름형 의약품은 통상 정제(알약) 형태로 복용하는 의약품을 얇은 필름 형태로 제조한 것이다. 입안에 머금기만 해도 침에 의해 자동으로 녹아 흡수되기 때문에 복용이 편리하고 지갑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간편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캡슐 안에 약 성분이 들어 있는 정제와 달리 약 성분의 맛이 그대로 전해지는 게 단점이어서 맛이나 향, 성분이 녹는 속도 등을 최적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관련기사



필름형 의약품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은 환자들이 늘자 SK케미칼은 지난 2011년 세계 최초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S’를 출시했다. 엠빅스S는 매년 국내에서만 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으로 자리잡았다.

필름형 의약품은 최근 들어 다양한 질환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로스’를 정제와 필름 두 가지 종류로 출시했고 광동제약은 필름형 의약품의 특성을 살린 구내염 치료제 ‘쿨스트립’을 선보였다. 삼진제약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가 약을 삼키기 어려워한다는 점에 착안해 필름 형태 치매 치료제인 ‘뉴토인’ 개발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필름형 의약품 개발을 둘러싼 기술력이 오랫동안 축적되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글로벌 기업에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복제약 개발에 주력하던 것에서 필름형 의약품 같이 약의 성분은 그대로 두고 제형을 변경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신호철 SK케미칼 제제팀장은 “약효가 동일하면서 복용 편의성이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기존 정제형을 필름형으로 바꾸려면 수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인 수준의 의약품 제조기술과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 체계적인 투자가 이어진다면 신약 개발 못지 않은 성과를 제형 변경을 통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