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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로마서 8:37’ 인간의 원죄를 건드리다...‘종교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는 영화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로마서 8:37)




신연식 감독의 신작이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작 <로마서 8:37>은 전도사 ‘기섭’이 자신의 우상인 형 ‘요섭’을 둘러싼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며, 우리 자신도 모르는 우리 모두의 ‘죄’를 마주보게 되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만나 본 <로마서 8:37>은 종교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가까웠다.



30일 오후 CGV용산에서 영화 <로마서 8:37>(감독 신연식)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신연식 감독과 배우 이현호, 이지민, 서동갑 배우가 참석했다.

신연식 감독은 “3대 째 모태신앙 기독교인이다.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 더 기독교적인 영화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구원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죄의 문제를 다뤄야 하는 게 기독교 철학이고 기본 베이스이다 ” 며 “성경에서 죄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로마서 6장을 하려다 제목은 로마서 8장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로마서 8:37>은 <동주>(’16) 각본·제작, <러시안 소설>(’13), <프랑스 영화처럼>(’16)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의 신작으로, 그간 명맥이 끊겼던 한국의 종교 극영화를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이 더해져, 한국의 종교영화 클래식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죄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한국 교회를 직접 취재한 신연식 감독은 실제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한국 교회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신 감독은 “옳은 일인지 그른 일인지 판단이 안 되더라”고 솔직한 속마음을 토로했다.

그렇기에 “절대 상업적인 자본을 받고 해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다. 상업영화로 만들면 더욱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게 우려가 됐다”고 말한 것.

그는 “막연하게 돈을 벌면 내 돈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던 중 영화 ‘동주’로 빚을 갚고 딱 이번 영화를 찍을 만큼 돈이 남았다. 결국 이걸 해야 하는건가”란 선택 앞에 서게 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 결국 옳은 선택이었는지 그른 선택이었는지 모르겠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 ‘죄지은 사람과 회개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신 감독은 “스스로 피조물임을 인정하지 않고 창조주와 대등한 입장이 되고 싶은 게 인간의 원죄이다”고 답했다.


등장인물로는 진정한 믿음을 쫓는 죄인 ‘기섭’(이현호 역)과 회개하지 않는 죄인 ‘요섭’(서동갑 역), 그리고 세상을 등지고 기도 처소에서 처절하게 기도하는 죄인 ‘현민’(김다흰 역)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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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는 신연식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 <좋은 배우>(’05)를 시작으로 <페어 러브>(’10), <러시안 소설>(’13), <배우는 배우다>(’13), <조류 인간>(’15)까지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이현호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몇 년간 연기를 못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신연식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다. 나의 내면을 돌아보는, 내 삶의 큰 의미가 있는 영화이다.”고 소회를 전했다.

비기독교인이라고 전한 이현호는 “기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웠던 건 없다. 다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기섭이 자신의 죄를 깨닫고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 있는데 배우로서 잘 소화하고 싶었던 장면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개인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접하게 되는 상황일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죄를 마주하면서 인정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제 삶 안에서 저의 죄를 돌아보고 그걸 마주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서동갑은 <로마서 8:37>에서 회개하지 않는 죄인이자 목사 ‘요섭’ 역을 맡았다. 신연식 감독이 서동갑 김홍파 배우 주연의 2인극 [무라]를 보고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갑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 캐스팅 됐다. 더 좋은 역할 캐스팅 되면 좋겠다.

서동갑은 “이 자리를 빌어 물론 반성하지도 않고 회개하지도 않는 목사 역으로 캐스팅 해주셨지만 (연기적으로)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닌,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나. 란 대사가 있다. 거기서 많은 걸 생각했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접근을 했다”고 말했다.

작사가 이하진으로 활동한 이지민은 이번에 처음으로 배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늘 “배우가 꿈”이었다고 밝힌 이지민은 “종교영화라는 선입견을 떠나 제가 맡은 지민이란 역할에 몰입했다”고 말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선을 보인 이후 호평을 이끌어온 <로마서 8:37>는 11월 16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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