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동빈 회장 10년 구형] "공정위 등 문제없다 판단했는데..." 롯데 당혹

"총수 일가에 제기된 혐의

공개적 절차 거쳐 이뤄져"

변호인단 검찰 구형 반박

신동빈 회장 최후 진술서

"투명성 강화 주력" 강조



검찰이 1,75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하면서 그룹 전체는 긴장에 휩싸인 채 오는 12월22일의 선고공판을 기다리게 됐다. 변호인단은 신 회장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 감시기관이 오래전부터 문제없다고 판단한 사안을 검찰이 이제야 기소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롯데 경영권을 확실히 다질 목적으로 아버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공모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가족들에게 회삿돈으로 급여를 줬다고 보고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서씨 딸 신유미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줘 롯데시네마를 비롯한 계열사에 774억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또 신 전 부회장과 서씨 모녀를 계열사 이사진 명단에 올려 각각 391억원과 117억원의 부당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제기했다. 여기에 신 회장은 자신과 친인척이 지분을 보유한 롯데피에스넷을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 사업에 무리하게 끼워 넣어 계열사들에 471억원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신 회장에게 걸린 혐의 액수는 총 1,750억원에 이른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06년 차명으로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3%를 신 전 이사장에게, 3.21%를 서씨 모녀에게 각각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858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결심공판에 불출석했고 검찰은 다음달 1일 별도로 구형할 예정이다. 신 전 부회장, 신 전 이사장은 실제 업무는 하지 않은 채 부당급여를 받은 혐의다. 서씨는 조세포탈 등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등이 “롯데 재산을 사유화했다”며 엄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롯데 변호인단은 “총수 일가에 제기된 혐의들은 모두 2000년대 초부터 공정위·국세청이 들여다보고 전혀 문제없다고 판단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은밀히 자행된 범행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이뤄진 일들을 지난해에 와서야 기소한 것은 롯데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과도한 혐의 제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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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책임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반성하며 경영 투명성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가족의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믿고 따라준 19만명의 롯데 임직원과 그룹을 아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는 기업은 오너가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의 공공재라는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회를 주시면 우리 그룹이 우리나라의 어느 기업보다 깨끗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 측은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공식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신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이 예상보다 커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지금까지 롯데 측은 공소 내용과 관련해 신 총괄회장이 결정한 것이고 신 회장의 책임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구형량을 고려하면 검찰이 신 총괄회장이 아니라 오히려 신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롯데그룹의 부담은 더 커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선고가 남아 있는 만큼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부장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인 사단법인 선이 청구한 한정후견인 대리권의 범위 변경을 인용해 ‘선’이 법원 동의를 얻어 신 총괄회장의 주주권을 대리행사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의 거처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49층으로 옮겨 원 거주지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의 리모델링이 끝날 때까지 임시로 머물도록 했다. /이종혁·박성호기자 2juzso@sedaily.com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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