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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일상-집사가 되는 과정] <2>내게 맞는 고양이는?

묘한일상컷




강아지는 물론이고 우리 주위엔 귀여운 동물이 무척 많습니다. 그런데 왜 고양이를 기르려고 하시나요. 보통 고양이는 개보다 독립적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주인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디지 않을까 하는 거죠. 그래서 저도 고양이를 입양했습니다. 그렇게 결정을 하니 다음으론 털이 얼마나 빠질까 걱정됐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도 이런 과정을 거치며 ‘집사’가 되셨으리라 보는데요. 정말 고양이는 도도하고 까칠하기만 할까요. 고양이는 전부 어마무시하게 털이 빠질까요.


고양이애호가협회(The Cat Fanciers Association)에 따르면 현재 약 40가지 품종의 고양이가 존재합니다. 이를 털의 길이에 따라 크게 장모종, 단모종으로 나누어 분류하죠. 장모종은 털이 길고 화려한 매력이 있습니다. 촉감도 부드럽고 기품까지 느껴지죠.

대신 그만큼 눈에 띄도록 털이 많이 빠집니다. 이런 털은 체온과 피부를 보호하고자 이중으로 나기 때문에 깊숙한 곳까지 빗겨줘야 해요. 게다가 장모종 녀석들은 털이 길어지면 질질 끌고 다니며 집사 대신 바닥을 청소(?!)하기도 합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용변을 털에 묻힐 때도 왕왕 있죠. 집사의 섬세한 손길, 꼼꼼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랍니다.

저와 함께 사는 땡실이입니다. 페르시안 중에서도 코가 눌린 익스트림종이죠. 호기심도 있지만 비교적 소심한 편이라 기르기는 편하실 거예요.저와 함께 사는 땡실이입니다. 페르시안 중에서도 코가 눌린 익스트림종이죠. 호기심도 있지만 비교적 소심한 편이라 기르기는 편하실 거예요.


대표적인 장모종으로는 페르시안(친칠라·익스트림 포함), 노르웨이숲, 터키시앙고라 등이 있습니다. 페르시안은 상대적으로 온화하고 사람에 애정이 많습니다. 흔히 ‘개냥이’라고 말하는 케이스도 많아요. 활동량이 다른 종에 비해선 적은 편이고 조용한 성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 부족으로 살이 찌기 쉽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한급식을 하고 때론 식이요법을 병행하기도 하죠. 우리집 고양이도 페르시안의 한 종류인 익스트림이에요. 불도그처럼 눌린 코가 인상적이죠. 집을 나갈 땐 현관문까지 쫓아오고 귀가하면 반갑게 맞아준답니다. 그리고 점점 돼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강인한 고양이의 대명사 노르웨이숲. 많은 수의사 선생님들은 “잔병치레가 걱정된다면 놀숲을 기르라”고 조언합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강인한 고양이의 대명사 노르웨이숲. 많은 수의사 선생님들은 “잔병치레가 걱정된다면 놀숲을 기르라”고 조언합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노르웨이숲은 북유럽의 혹한에서 태어난 ‘자연발생종’입니다. 그렇기에 장모종이지만 털 빠짐이 그나마 적고 유전병이 따로 없을뿐더러 튼튼한 골격과 긴 뒷다리를 지닌 나무타기의 명수랍니다. 조용하고 독립적인 성격이지만 호기심도 많아 다른 동물, 집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집에서 키운 보통의 반려묘라면 집을 벗어나는 걸 두려워합니다. 그렇지만 노르웨이숲은 걷는 것도 좋아해 어릴 때부터 습관을 들이면 ‘산책냥이’가 될 가능성도 기대할 만하죠.

새하얀 털이 매력적인 터키시앙고라. tvN ‘삼시세끼’에서 벌이로 이름을 알렸죠. 사진 속 오월이도 상냥한 ‘아깽이’로 집사의 사랑을 독차지한답니다.새하얀 털이 매력적인 터키시앙고라. tvN ‘삼시세끼’에서 벌이로 이름을 알렸죠. 사진 속 오월이도 상냥한 ‘아깽이’로 집사의 사랑을 독차지한답니다.


순백의 매력을 지닌 터키시앙고라는 사람을 무척 좋아합니다. 애교도 많고 잠시라도 집사와 떨어지는 걸 싫어하죠. 그럼에도 기품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때론 도도한 면을 보일 때도 있답니다. 대체로 털이 하얀 터키시앙고라, 아쉬운 점은 청력에 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들은 흰 털에 파란 눈동자를 가지면 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청력이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다수의 터키시앙고라는 눈동자가 파랗습니다. 노란 녀석이 있기도 하고 드물게 오드아이(파란 눈, 노란 눈 한짝씩)를 갖고 태어나기도 하죠. 오드아이일 땐 파란 눈동자 쪽의 귀가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답니다. 터키시앙고라 전부가 못 듣는 건 아니지만 소리를 잘 듣는지 꾸준히 살펴보셔야 해요.


털이 짧은 단모종은 화려함은 덜하지만 그나마 털이 덜 빠진다는 게 장점이죠. 관리하기 나름이지만 장모종에 비한다면 상당히 눈에 덜 띄는 편이랍니다. 그래도 고양이인지라 털갈이를 할 때나 피부병이 걸렸을 때 우수수 빠지니 역시 주의해야 한답니다. 그리고 털이 짧은 만큼 한번 안아주면 옷에 털이 ‘박히는 느낌’이 들죠. 잘 알려진 종으로는 러시안블루, 아비시니안, 스코티시(폴드·스트레이트 포함)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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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때문인지 수줍어서 그런지 에어컨 위로 올라간 방울이. 러시안블루는 예기치 못한 사고를 치며 심통을 내지만 그게 다 열렬한 애정의 표현이랍니다.호기심 때문인지 수줍어서 그런지 에어컨 위로 올라간 방울이. 러시안블루는 예기치 못한 사고를 치며 심통을 내지만 그게 다 열렬한 애정의 표현이랍니다.


러시안블루는 독립적 성격을 갖고 수줍음이 많은 편이지만 집사에게 매우 충실한 고양이라고 합니다. 사랑을 많이 나눠주는 만큼 자신도 사랑받아야 하는 성품을 갖고 있다네요. 그래서 간혹 집사 없이 혼자 남은 집에서 벽지를 뜯는다든지 소파를 할퀴는 사고를 치며 심술을 부릴 때도 있대요. 러시안블루를 기르시려면 많은 애정을 쏟아주셔야겠습니다.

애묘숍에서 유난히 사람들에 반응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그건 아비시니안일 거예요.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즐거워 날뛸 만큼 활동성이 많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애묘숍에서 유난히 사람들에 반응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그건 아비시니안일 거예요.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즐거워 날뛸 만큼 활동성이 많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긴 다리와 날렵한 몸매를 지닌 아비시니안은 단모종 중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린답니다. 영리하고 호기심이 많은데 민첩하기도 해요. 높은 곳을 좋아하고 활동성이 왕성합니다. 그러므로 고양이가 오르고 싶어할 만한 곳에 잘 깨지는 물건을 두셨다간…. 그래도 어리광이 상당히 많고 놀아주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기르는 재미가 쏠쏠하실 것 같습니다. 집사가 부르면 기다렸다는 듯 반응하는 귀염둥이랄까요. 매우 사교적인 성격이라 친구를 좋아합니다만 그만큼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디지 못해요. 외로움을 잘 탑니다.

보기만 해도 정말 귀여운 스코티시 폴드. 하지만 함께 살면서 건강에 특히 신경쓰셔야 한다는 점도 꼭 유념해주세요. /사진=이미지투데이보기만 해도 정말 귀여운 스코티시 폴드. 하지만 함께 살면서 건강에 특히 신경쓰셔야 한다는 점도 꼭 유념해주세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스코티시는 귀가 접힌 폴드종이 특히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목과 다리가 짧고 둥글둥글한 외모처럼 성격도 상냥한 고양이에요. 그만큼 기르기 무난한 종이지만 퇴행성 관절염의 가능성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귀가 접히는 유전자는 우성인데 교배가 잘못 이뤄지면 ‘골연골이형성증’이 발생할 수 있대요. 그렇게 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단명하기도 한다네요. 그러므로 입양할 때 부모묘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실제로 귀가 앞으로 접힌 폴드는 귀 또는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는 보고도 있으며 그로 인해 고양이애호가관리협회(GCCF)는 스코티시 폴드 등록을 중단시킨 바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정부조차 “국가적 차원에서 번식과 사육 금지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낸 적도 있습니다. 그 점이 걱정돼 스트레이트를 선택하기도 하죠.

구하라, 설리, 강승윤 등 많은 연예인들에게 사랑받는 스핑크스예요. 생긴 것과 달리 특별히 예민하진 않답니다. 주인에 깊은 애정을 가지는 충직한 종으로도 알려져있죠. /사진=이미지투데이구하라, 설리, 강승윤 등 많은 연예인들에게 사랑받는 스핑크스예요. 생긴 것과 달리 특별히 예민하진 않답니다. 주인에 깊은 애정을 가지는 충직한 종으로도 알려져있죠.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외에도 몸집이 무척 크고 털이 풍성한 메인쿤, 짧은 다리로 인기를 끄는 먼치킨, 한국 토종인 코리안 쇼트헤어, 털이 꼭 없는 것처럼 보송보송한 스핑크스 등 다양한 종이 있습니다. 제가 기른 경험은 물론이고 반려묘를 기르는 가까운 친구, 수의사 선생님과 브리더 등의 이야기를 토대로 썼습니다만 사실 사람처럼 고양이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하네요. ‘절대적으로 이렇다’고 단정할 순 없고 ‘대체로 그러한 편’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 소통과 애정을 바탕으로 성격은 얼마든지 바뀐다고 하네요.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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