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목)부터 12일(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제7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가 개최된다. 배리어프리영화란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면해설을, 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자막을 넣어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말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장벽(barrier)’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는 2017 배리어프리영화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변요한이 화면해설 내레이션에 참여한 개막작 <소나기>를 시작으로 배우 이요원이 내레이션한 폐막작 <빌리 엘리어트>, <너의 이름은.>, <목소리의 형태> 등 외화와 <택시운전사>, <박열>, <노무현입니다> 등 올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은 작품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제7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의 개막 소식과 함께 배리어프리영화를 소재로 다루고 있는 영화 <빛나는>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일본 영화 감독 중 칸영화제 최다 초청(7회)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 대표 감독 가와세 나오미의 신작 <빛나는>은 최고의 포토그래퍼였지만 점점 시력을 잃게 되는 병에 걸린 남자가 영화의 음성 해설을 만드는 초보 작가와 만나 다시 희망을 얻게 되는 멜로 드라마.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 가와세 나오미 감독 특유의 서정적 연출과 감동적인 이야기, 유려한 영상미로 세계적 호평을 받으며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했다.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음성 해설을 쓰는 여자가 만나 함께 영화의 라스트 씬을 완성해가는 이야기 <빛나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빛나는>의 시작이 전작 <앙: 단팥 인생 이야기>에 있다’고 밝혔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의 배리어프리버전이 일본에서 제작되면서 처음으로 배리어프리영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는데, 화면해설을 쓴 작가의 밀도 높은 이해력에 깊이 감탄했다는 것.
“<앙: 단팥 인생 이야기> 배리어프리버전을 통해 음성 해설 작가들이 감독인 나보다도 더 영화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밝혔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어느새 ‘거장 감독’으로 대우 받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어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컸는데, <빛나는>을 통해 내가 영화를 통해 항상 전하고 싶었던 희망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는 그는 “빛이 없으면 영화도 없다. 그러니 빛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게 한다면 희망이 아닐까”하고 영화의 연출 의도를 밝혔다.
배리어프리영화라는 소재를 통해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시각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매체인 영화로써 서로를 이해하며 치유해나가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 그의 거장다운 통찰력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영화 <빛나는>은 11월 23일 개봉, 올 가을 관객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안을 감성 멜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