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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 조덕제 하소연에 '여론' 움직이나..'눈물의 기자회견' 의미

조덕제가 ‘배우’와 ‘성추행범’ 사이에 놓인 처지에서 눈물의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룸에서 열린 ‘성추행 파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룸에서 열린 ‘성추행 파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최근 여배우 측 기자회견과 감독의 주장에 조덕제가 또 한 번 결백을 호소했다. 조덕제는 7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여배우 성추행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조덕제는 기자회견의 목적으로 “지금까지 여배우 측, 장훈 감독, 단체들의 허위주장으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정확한 진실규명을 위한 공개검증을 요구 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조덕제를 비롯해 메이킹 촬영기사 이지락씨, 사회자로 ‘사랑은 없다’의 주요 스태프가 참석, 메이킹 영상 조작 논란에 대한 메이킹 촬영기사의 직접 사실 해명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른바 ‘남배우의 여배우 성추행 사건’이자 ‘조덕제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덕제는 당시 영화 촬영 도중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 여배우 A씨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의 강제추행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열린 1심에서 검찰은 조덕제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무죄 판결이 났다. 이후 지난 10월 13일 서울고등법원은 조덕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이에 조덕제는 2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무렵 ‘남배우의 여배우 성추행 사건’이 세간에 일파만파 퍼졌고, 조덕제는 자체 신상을 공개하면서 매체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여성인권단체와 일부 영화단체로 구성된 여배우 측은 지난달 24일 ‘남배우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조덕제를 규탄했다.

이후 디스패치는 조덕제와 관련 여배우가 출연한 영화 메이킹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메이킹 영상 캡처 장면들에는 장훈 감독이 조덕제와 여배우 A씨에게 해당 장면에 대해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를 설명하고 있었다. 이에 장훈 감독은 ‘악마의 편집’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던 조덕제는 추가 기자회견이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에도 여배우 측과 감독의 주장에 상황을 이대로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지락 메이킹촬영기사,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룸에서 열린 ‘성추행 파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이지락 메이킹촬영기사,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룸에서 열린 ‘성추행 파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룸에서 열린 ‘성추행 파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룸에서 열린 ‘성추행 파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이날 기자회견은 조덕제의 성명문 발표로 시작했다. 조덕제는 “나는 20여 년간을 연기자로 살아온 직업이 ‘연기자’인 조덕제다”라고 강조하며 “2년 6개월 동안 기나긴 법정 공방을 벌여왔고 지금은 법정에 상고까지 냈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억울함과 답답함에 수시로 갈기갈기 찢긴 마음을 가졌다. 그리고서 앞을 향해 달려가면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믿었다”며 “1심과 2심의 가장 큰 차이는 재판의 시각과 관점의 차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는 촬영 스태프들에게 이해를 구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많은 스태프들에게 증언을 도와 달라 했고, 이후 증언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는 여배우 측의 주장이 일관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며 “영화라는 한정된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감독의 지시대로 성실하게 한 연기를 이해하지 않고 사회적인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라고 전했다.


조덕제는 “감독의 지시에 충실한 것이고 리얼리티를 잘 살렸다고 칭찬을 받는 것이 맞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화를 내는 것이 당연한 것일 거다. 그게 의도한 바이니까 말이다”라며 “그것을 현실과 혼동한다면 정확한 판단이 아닐 것이다. 연기적 리얼리티와 실제 현실을 2심 재판부에서는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단지 2심 판사님은 내가 연기하다가 우발적으로 흥분해서 그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내용만 봐도 영화적 몰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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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그는 “하지만 실제와 영화의 구분을 전문 영화인들은 알 것이다. 영화인들에게 물어봐 달라. 20년 이상 연기한 조단역 배우가 스태프들 앞에서 연기를 하면서 일시적으로 흥분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룸에서 열린 ‘성추행 파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조덕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스터디룸에서 열린 ‘성추행 파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2심 판결에 의구심을 제기한 조덕제는 일부 단체들의 존재 내세우기로 이번 사건이 이용되고 있다면서 “몇몇 영화인들이 재판이 나온 후 여성 민우회와 함께 어째선지 사건에 대한 사실 관계나 진상 조사도 없이 맹목적으로 나를 매도하고 공격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영화 단체들은 어떤 이유로 여성 단체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입장과 추정만들 추종하고 그들 뒤에 서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것일까”라며 “내 입장과 목소리는 한 번도 들어주지 않은 채 그들의 선창에 따라 나를 비판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조덕제는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지상정이겠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영화 촬영 중에 일어난 것이고, 영화의 한 신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사건을 봐야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영화의 총 책임자는 감독이다. 감독은 영화 촬영장을 총괄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즉각적으로 조치한다. 콘트롤타워로서의 일이 감독으로서의 의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그는 “부부 강간을 보이는 장면에서 유사한 몸짓을 보이는 것에 긴장한 상태였다. 감독, 카메라 스태프의 시선이 있었다. 촬영 중 문제가 있었다면 여배우는 당시 촬영 중단을 요구해야 했고, 감독은 NG를 외치고 상황을 멈춰야 했다. 하지만 감독은 OK사인을 내면서 만족한다고 했고 여배우는 촬영이 끝난 후에야 감독과 독대했다”고 전했다.

조덕제는 “감독은 나에게 달래주라며 사과하고 끝내자고 했다. 그럼에도 여배우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영화 자체의 촬영을 진행하지 못할 상황으로 몰고가며 감독을 몰아세웠다. 결국 감독과 여배우가 한 편이 되어서 조단역 역을 맡은 나를 작품에서 강제 하차시키는 상황까지 몰고 갔다. 사건은 법정까지 이어지면서 배우로서 살아온 인생이 물거품 되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심 선고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말았다. 판사님이 판결문을 낭독하는 순간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고서 넋이 나가 재판장에 서 있었다. 내가 평생을 바친 연기가 나를 향한 비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저 연기에 열정을 바치고 더 나은 촬영을 위해 감독의 지시를 따랐던 것이 나를 구렁텅이에 빠트렸다”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서 “내가 쓰러지면 그들은 기뻐하며 축하연을 열고 진실을 묻어버릴 것이다. 지금도 묵묵히 충실히 역할을 다 하는 조단역 배우들과 내일을 꿈꾸는 영화 스태프들에게 좌절을 안길 수는 없다”며 “특정 영화 단체들은 1심 이후 나를 규탄하고 비난했다. 여성 단체들과 온갖 방법을 동원해 2심에서 유죄가 나오도록 했다. 유죄가 나오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유죄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조덕제는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하면서 이번 사건을 일부 단체가 휘두를 것이 아니라 전문 영화인들의 식견으로 진상 규명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메이킹 영상 촬영기사 이지락씨는 “여배우가 뻔한 거짓말로 영상의 존재를 몰랐다고 했다. 여배우에게 관련 내용을 말한 메시지도 지금 가지고 있다”면서 “감독에게도 메이킹 필름 영상을 메일로 보냈다. 이후 2년이 흐르고서 그 어떠한 항의를 받은 적이 없었다. 그러고서 최근에야 왜 허락도 없이 유출했냐고 항의 전화를 하더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의 골자는 감독의 지시대로 연기에 몰입했을 뿐 여배우의 하체를 성추행 한 적이 없다는 조덕제의 결백, 이번 사건을 외부 단체에서 간섭한다는 것, 여배우와 감독이 메이킹 영상에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덕제의 말에 귀 기울인 여론은 현재 그의 편에 다수 쏠려 있다. 아직 여배우가 스스로의 신상을 밝히지 않은 탓일까. 이번 조덕제의 기자회견 이후 대중의 의심은 여배우에게 향해 있다. 사건은 결국 어떻게 밝혀질까. 갈수록 내막에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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