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인공 강수를 위한 노력

미 서부를 강타하는 가뭄으로 인공 강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공 강설로 가뭄을 극복할 수 있을까?





연구팀은 그들이 찾던 첫 힌트를 보기도 전에 이미 4번의 비행을 마쳤다. 기상학자, 대기 과학자, 학생들로 이루어진 이 팀은 아이다호 주의 스네이크 강 유역 인근에 모였다. 록키 산맥의 산줄기 사이에 있는 말발굽 모양의 침하지다. 록키 산맥의 가장 폭이 넓은 곳은 그 폭이 201km에 달한다. 이 주의 유명한 특산품인 감자는 대부분 이 경작지에서 나온다. 날씨가 적합할 때마다, 즉 적절한 양의 매우 차가운 습기를 함유한 구름이 이상적인 고도와 온도에 있을 때마다 비행기를 타고 구름 속으로 뛰어든다. 그 다음에 요오드화은을 구름 속에 살포한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더 많은 눈이 만들어지는지를 관찰한다.


이를 구름 씨뿌리기라고 한다. 사람들이 날씨를 바꾸기 위해 구름 속에 화학 물질을 뿌린 역사는 70년이 넘는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누구도 그 확실한 효과를 장담하지 못한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언제 어떻게 더 많은 눈이 내리는지, 심지어는 진짜로 내리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SNOWIE(인공 또는 자연 산악 동계 구름 아이다호 실험을 의미하는 Seeded and Natural Orographic Wintertime clouds: the Idaho Experiment의 약자) 팀은 그 점을 알아내고자 한다.

SNOWIE의 주 연구자 중 한 사람이자, 일리노이 대학의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의 봅 라우버는 “이러한 의문은 구름 씨뿌리기 기법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존재했다.” 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 1970년대부터 이 현상을 연구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성공 확률을 이론적으로 계산해 주는 컴퓨터 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봅 라우버는 “아직도 이 이론의 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름 씨뿌리기 기법의 확실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2017년 1월 19일의 5번째 비행에서 와이오밍 대학의 대기과학 조교수인 주 연구자 제프 프렌치는 작은 ‘킹 에어’ 프로펠러 항공기의 기내에 앉아 있었다. 조종사는 4,200m까지 고도를 높였다가 거기서 600m 정도 고도를 낮췄다. 이들 바로 위의 대기 온도는 섭씨 영하 15도~영하 10도 정도 된다. 매우 차가워진 액체가 눈을 만들어내기에 최적의 기온이다.항공기의 레이더가 작동하고 있었다. 동시에 항공기에 탑재된 장비가 기압, 기온, 습도, 바람 등의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측정값들이 마치 음향 조정실처럼 기내의 선반에 차곡차곡 탑재된 컴퓨터에 입력되었다.

프렌치는 쇼가 시작되기 전에 300m 더 높은 상공에서 두 번째 항공기가 불꽃놀이 폭죽처럼 늘어선 실린더를 사용해 요오드화은을 살포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이 요오드화은은 항공기 위에 남아 연기를 내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입자의 자국을 남기거나, 항공기 날개 위에서 튀어 오른 다음 지구 중력에 몸을 맡겨 아래로 떨어지면서 불타거나 했다. 그러나 프렌치는 그 두 번째 항공기를 볼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직접적으로 볼 수는 없다. 두 번째 항공기는 구름 속을 날고 있기 때문이다. 프렌치의 눈에 보이는 것은 항공기 레이더에 실시간으로 나오며 항공기 위와 아래의 구름 구조를 보여주는 레이더 피드다. 그러면 그는 구름 입자의 크기와 형상, 농도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역시 항공기에서는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 아래에는 대지가 솟아나와 있었다. 그 대지의 가장 높은 곳은 거칠고 나무가 없었으며,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다. 이 눈들이 매년 봄마다 녹으면 아래의 강 유역으로 흘러 아이다호 주민들의 생활용수는 물론, 수력발전소를 가동시켜 전기도 생산한다.

프렌치 위의 비행기는 왔다 갔다 하면서 요오드화은을 살포했다. 그리고 이게 성공한다면 눈가루가 어지럽게 춤을 추며 산 위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프렌치가 탄 항공기는 내리는 눈 속을 날아다닌다. 그 항공기의 기기는 프렌치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 반사도가 급상승하게 되면 얼음 결정이 개화해 대기 중을 날아다닌다는 뜻이다. 그러면 요오드화은이 살포된 곳에서 눈이 진짜로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아래의 지상에서는 두 곳의 외진 산 속에 설치된 레이더들이 같은 내용을 측정한다. 스노우모빌을 타고 산 위로 올라간 학생들이 조작하는 이 기기들은 눈이 만들어졌음을 처음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기후를 통제한다는 발상은 일견 매혹적이다. 자연은 절대 강수를 안정적으로 준 적이 없다. 언제나 제멋대로 강수를 줘서 인간들을 젖게 하거나 얼어붙게 하거나 눈에 파묻히게 하거나 우박을 마구 떨어뜨리게 하거나 홍수를 일으키거나 가뭄을 일으키거나 했다. 합성 기상 조절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세계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하는 궁극의 수단이다. 그래서 지난 20세기에는 우박과 허리케인을 약화시키고, 비와 눈을 더 많이 내리게 하는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SNOWIE는 눈만 연구한다. 이 팀의 활동에는 필연적으로 산이 들어가는데, 산은 강수를 만들어내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공기는 산을 만나면 고도가 높아진다. 공기는 돌과 흙을 뚫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도가 높아진 공기는 온도가 내려가고, 응결되어 산악성 구름을 만들어낸다.

이 구름 내에서 가스나 공해 물질 등의 작은 입자 위에 얼음 결정들이 성장하면 천연 눈송이의 씨앗이 만들어 진다. 과학자들은 이 작은 입자를 핵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단순하게 생각해 봐도 강설량을 늘리려면 더 많은 핵을 만들면 된다. 요오드화은을 뿌리면 이 작은 입자가 많이 만들어진다. 요오드화은이 매우 차가운 물에 충돌하는 순간, 기온이 섭씨 영하 6.1도 미만일 경우 이 물은 얼어붙게 된다. 스키 휴양지나 가뭄에 시달리는 지역에서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요오드화은을 허공에 뿌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과학적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 2015년, 환경과학 연구 협동 연구소(미국 해양대기청과 콜로라도 대학 보울더 캠퍼스 간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는 인공강설 프로그램 연구에 대해 10년간 평가한 끝에 내놓은 148페이지짜리 검토보고서를 통해 결론에 가까운 의견을 내놓았다. 이 검토보고서에는 “겨울철 산악 장벽 위의 눈덩어리를 인공적으로 증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결론짓는 것은 타당하다.”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같은 문단의 후반부에서 저자들은 이런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겨울 산악 구름에 구름씨를 뿌리면 강설량을 늘릴 수 있음을 증명한 철저한 과학적 연구는 아직 없다. 따라서 학계가 수 십년 동안 찾아오던 증거는 아직 없다.”

구름 속 말고, 구름씨 뿌리기 아이디어를 확증할 수 있는 곳은 있을까? 냉장고가 바로 그 곳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네럴 일렉트릭의 과학자 빈센트 쉐퍼의 냉장고다. 1993년 뉴욕 타임즈에 실린 그의 사망 기사에 따르면, 쉐퍼는 어린 시절부터 얼음에 흥미가 있었다고 한다. 10대 시절 아이스 스케이트를 탈 때 그는 눈송이의 구조에 심취해 그 모습을 사진으로 옮기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앞서의 사망 기사에 따르면 성인이 된 후 1940년대, 그는 냉장고에 드라이아이스를 넣고 그 속에 숨을 불어 넣어 작은 구름을 순식간에 작은 얼음 결정들로 바꾸었다고 한다. 쉐퍼는 이 지식을 1946년 메사추세츠 주 상공에 적용해 보았다. 항공기에서 2.7kg의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한 것이다. 그는 비행기 아래에서 물얼음이 형성되어 눈이 내리는 것을 관찰했다. 같은 해 물리학자 버나드 보니거트(작가 커트 보니거트의 형제)가 요오드화은을 구름씨로 쓸 수 있음을 알아낸다. 드라이아이스도 물론 구름 속에 투하하면 같은 용도로 쓸 수는 있지만 요오드화은은 구름 밖에 투하해도 구름 속으로 들어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때문에 이후 과학자들은 드라이아이스 대신 요오드화은을 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SNOWIE의 연구자인 라우버는 쉐퍼와 보니거트의 연구를 이은 대규모 후속 연구에 참여했다. 콜로라도 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서 그는 박사 과정 지도 교수인 루 그랜트와 함께 구름 속의 교반 작용을 연구하기 위해 구름 속에 씨를 뿌리게 된다. 라우버의 말에 따르면 “이는 기본적으로는 SNOWIE와 같지만, 사용한 장비는 1970~80년 대 수준이었다. 당시 우리는 코카콜라 안경을 쓰고 다닌 거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 말고도 콜로라도, 몬타나, 유타 주 등에서 비슷한 연구를 한 과학자들은 있었다. 그 중 가장 압권인 실험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진행되었는데, 강설량을 14%나 높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결과도 확정적이지는 않다.사용된 장비의 측정 성능이 연구자들이 원하는 것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SNOWIE 이전 마지막 대규모 연구는 지난 2005년 주정부 예산을 들여 진행된 와이오밍 기후조절 시범 프로그램이다. 9년의 연구 기간과 1300만 달러의 돈을 투자했는데도 그 최종 결과는 불확실했다. 한 건의 실험에서는 구름 씨뿌리기로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한 반면, 다른 실험에서는 5~15%의 강설량 증가를 나타냈던 것이다.

지난 2014년 라우버와 프렌치는 와이오밍 대학 대기과학과 교수 바트 거츠, 콜로라도 주 보울더 캠퍼스의 대기과학과 조교수 카티야 프리드리히와 함께 팀을 이루어, 아이다호 전력 회사와 국립 대기 연구 본부의 지원을 받아 국립 연구 재단에 출사표를 냈다. 이들의 표현을 빌면 이로서 구름 씨뿌리기에 얽힌 의문을 해결할 두뇌와 체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좋은 안경도 있다. 현상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기기를 갖추게 된 것이다. SNOWIE의 레이더는 입자가 작고 드문 구름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공간적 및 시간적 해상도도 뛰어나다. 더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므로 더욱 작은 입자도 감지 가능하다. 프렌치에 따르면, “구름 입자의 직접 측정을 위한 전반적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들이 획득하는 데이터의 종류는 과거와 같으나, 이제는 현상을 미세물리학적으로 볼 수 있다.

아이다호 전력 회사는 과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3년부터 구름 씨뿌리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항공기를 이용해 요오드화은을 살포하고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작동시킬 것이다. 과학자들은 기기를 탑재한 항공기와 산악 레이더 기지를 가동시킨다. 국립 대기 연구 본부와 아이다호 전력 회사는 기계들이 기록한 정보를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또 이 정보를 모아 나중에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들은 구름 속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평가하고, 이것이 가뭄 지대나 스키 휴양지, 수력 발전소 등에 의미하는 바를 알아낼 것이다.

현재 이러한 의문을 속히 풀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약 100년 전에는 그저 기후를 인간에게 더욱 편리하게 조절하고 싶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연구였지만, 이제는 가뭄에 시달리는 지역을 빨리 해갈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분수계 상류에 대한 구름 씨뿌리기 프로젝트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유타, 캘리포니아, 아이다호 주도 눈덩이의 크기를 키우려 하고 있다. 그러면 눈이 녹으면 더 많은 음료수와 발전용수가 되기 때문이다. 콜로라도 주의 스키 휴양지인 ‘베일’, ‘애스핀’, ‘윈터 파크’ 등이 성수기를 견디려면 더 많은 눈이 와야 한다. SNOWIE의 주연구자인 프리드리히는 “우리는 물에 목말라 있다. 이제는 한계다. 아무리 적은 물만 있어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SNOWIE 팀이 두 번째로 제안서를 제출하자, 국립 과학재단은 이 프로젝트를 후원하기로 했다. 이 그룹은 1월 7일부터 3월 17일까지 아이다호 주에 기지를 설치해 활동하고, 씨 뿌리기 세션 20회를 실시할 자재도 가지고 있었다. 매일 이들은 자체 기상 기구와 외부 기상 예보를 통해 적절한 온도와 고도를 지닌, 매우 차가운 수분이 가득한 구름이 산 위에 있는지 알아냈다.


프리드리히의 대학원생인 조쉬 에이킨스는 산악 레이더 그룹의 핵심 멤버다. 그는 여기 오기 전 스노우모빌을 타 본적이 단 한 번 밖에 없었다. 10대 때 버몬트에서 휴가를 즐길 때였다. 그러나 그는 고도 2,100m의 패커 존 산의 레이더 기지까지 순식간에 올라갔다. 눈이 새로 내린 점도 낮은 눈이라 스노우모빌이 눈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얹히는 바람에 눈 속으로 밀어 넣어야 했지만 말이다. 에이킨스는 어린 시절 1996년 미국 동부 연안을 강타한 눈 폭풍 때 눈과 사랑에 빠졌다. 눈은 펜실베니아 주 요크의 그의 집 지붕 위로 뻗어 있는 둑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는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에서 기상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으나 기상관이 되기는 싫었다. “나는 티셔츠와 반바지를 좋아한다.”고 그는 말한다. SNOWIE 팀이 씨뿌리기를 하기로 결정하면, 에이킨스를 비롯한 레이더 조작사들은 1주일간 사용할 식량과 옷을 차량에 싣는다. 눈 폭풍 속에서 산 속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불과 16km 거리를 가는 것도 엄청나게 힘들다. 7명의 전문 스노우모빌 운전사가 도와줘야 한다. 레이더 기지는 산꼭대기에 있다. 레이더 기지는 커다란 트럭 위에 설치되어 있는 레이더, 그리고 여기서는 그나마도 엄청나게 호화로운 숙소인 낡은 캠핑카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에이킨스는 레이더 기지에 올 때마다 발전기를 작동시키고, 레이더와 캠핑카를 예열시킨다. 그는 “우리에게는 추운 상태에서 시동을 걸 수 없는 컴퓨터가 많다.”고 말한다. 일부 전자 장비들은 추운 곳에서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다음 가져온 의복과 식량을 캠핑카에 쑤셔 넣고 눈에 묻힌 간이 화장실을 ‘발굴’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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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레이더를 살펴 기상 상황을 살핀다. 씨뿌리기가 시작되면 반사도의 변화를 살핀다. 반사도의 변화는 새로 형성된 얼음 입자들이 뿌려진 지역의 전자기파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에이킨스는 첫 신호가 나왔던 날을 기억한다. “그 지역에서 선형 대역이 오는 것을 봤다.” 선형 대역이란 레이더 판독 출력을 말한다.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통제 본부에 이메일을 보내 항공기가 이륙했는지 물었다.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씨뿌리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고, 씨가 뿌려지는 경로도 볼 수 있었다.”

그 때 비행의 공식 현장 보고서에서, 주 연구자 거츠는 발견 내용을 냉정하게 다음과 같이 적었다. “씨뿌리기 대역으로 볼 수 있는 것, 즉 반사도가 더 높은 대역 두 개가 살포 항공기를 따라 생기면서, 바람에 따라 흩날리면서 시간이 갈수록 확산되었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해냈다.

에이킨스와 거츠는 첫 발견에 대해 매우 간단하게 말했다. 그들 입장에서 보자면 노다지나 다름없는 발견이다. 왜 그랬을까? 프리드리히의 말에 따르면, 모두가 (지금까지도) 의심어린 눈길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직 데이터를 완전히 분석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동료 검토를 거치지도 못했고 학술지에 실리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들이 인터넷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자신들의 활동이 눈의 형성과 연관된 3가지 경우를 지적하고 있다. 라우버는 2번째 상황에서 “씨뿌리기의 특징은 살포 항공기의 비행경로를 따라 다른 것과 헛갈릴 수 없을 만큼 확실히 나타났다.” 이들은 이러한 특징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믿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더 많은 증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얼마 안 있어서 더 많은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프리드리히는 “중요한 점은 우리가 봤다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 십 년 동안 구름 씨뿌리기를 연구했지만 아무 성과를 내지 못했던 라우버는 그 때 느꼈던 흥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솔직히 말해 처음 보았을 때 너무 기뻤다. 방 안에서 춤을 출 정도였다.” 그는 그것이 자신이 오랫동안 구름에 씨를 뿌려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초점도 안 맞는 코카콜라병 안경 같은 기기들로 신호를 잡으려 애썼다. 그러던 그는 이제 라식 수술을 받은 기분이었다.

SNOWIE의 데이터에 대해, 아이다호 전력 회사의 기상관이며 북미 기후 조절 협의회의 회장인 데렉 블레스트루드는 “우리는 모두의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 팀이 이런 지그재그 패턴을 찾아내기는 했지만, 구름 씨뿌리기의 방법과 그 유효성을 온 세계에 밝히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이들은 앞으로 12개월 내에 놀라운 발견을 해내는 것이 목표지만, 앞으로 이들은 4~6년은 데이터를 더 뒤져야 할 것이다. 프렌치는 “우리는 원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많은 데이터를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항공기들만 해도 한 번 비행할 때마다 레이더와 레이저 시스템, 기온, 기압, 습도 측정 등을 통해 25기가바이트씩의 데이터를 생산해낸다. 그리고 그런 비행을 18번이나 했다. 과학자들은 비행으로 얻은 데이터는 물론 지상에서 얻은 데이터도 활용할 것이며, 대학과 콜로라도 주 보울더 극한 기후 연구 본부의 컴퓨터로 이를 해석 및 분석할 것이다. 이들을 이로서 엄청난 크기의 데이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게 될 것이다. 즉 산 위에 내리는 눈의 형성과 강설 과정에 작용하는 물리학, 이 과정을 바꾸는 무기물, 기후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 등을 알게 될 것이다. 프렌치가 말했듯이, 5,000조각 퍼즐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퍼즐 조각 중 100조각을 이제 확보한 것이다.

크고 완벽한 그림을 보기 위해 이들은 더 크고 강력한 수퍼컴퓨터도 필요로 할 것이다. 국립 대기 연구 본부는 ‘샤이엔’이라는 이름의 신형 수퍼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이 컴퓨터의 연산능력은 5.34 페타플롭이다. 세계에서 20번째로 빠른 컴퓨터다. 샤이엔은 항공기와 레이더, 실제 세계에서 진행된 물리적 관측이 예측과 얼마나 잘 일치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NOWIE 팀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이 결과를 가지고 조절 가능성이 가장 큰 날씨를 더욱 잘 예측하는 방법을 고안해낼 것이다.

이는 아이다호 주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SNOWIE는 인공적으로건 자연적으로건 구름이 생기고 성장하며 눈을 내리게 하는 메카니즘을 더욱 확실히 알아낼 것이다. 거츠는 “이는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하늘 아래,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에서 물리학은 확실히 적용된다.

새러 스콜스는 7월에 Pegasus에서 출간된 Making Contact: Jill Tarter and the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저자다.



■ 기후를 다스리기 위한 엉뚱한 계획





전 지구적 공기 청정기
숨이 턱 막히는 진실이 있다. 매년 공장, 자동차, 기타 여러 이산화탄소 배출원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무려 360억 톤에 달한다. 이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지구 온난화를 막는 핵심이다. 유감스럽게도 이산화탄소 감축은 그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영국, 미국, 스위스 기업들은 직접 공기 포집 기계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 원리는 이렇다. 거대한 팬으로 공기를 끌어들여 이산화탄소를 붙잡아두는 화학물질(수산화칼륨 등)이 들어있는 필터로 보낸다. 필터가 포화되면 노동자들은 이 필터를 가열해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이렇게 추출된 이산화탄소는 농업이나 탄산음료 제조, 유용한 광물 생산 등에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면 이런 공장을 엄청나게 큰 규모로 지어야 한다. 전력 10기가 와트(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나오는 타임머신 드로리언의 플럭스 캐퍼시터를 7번이나 완충시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전력이다)를 투입해 이산화탄소 제거 기계 수백만 대를 돌려야 한다. 그러나 스위스 및 캐나다 정부는 이 기술에 계속 투자를 하고 있다. 비영리기구인 탄소 제거 본부의 사무총장인 노아 다이히는 “장차 직접 공기 포집 연구 개발에 더 많은 지원이 들어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다.





번개 잡는 레이저
번개는 멋지다. 그러나 공항에 떨어지면 지상 근무자들에게 위험하다. 때문에 번개가 치면 지상 근무자들은 실내로 들어가 비행을 지연시킨다. 발전소에 떨어지면 도시 전체가 정전이 될 수 있다. 제네바 대학의 물리학자인 장 피에르 울프는 사거리가 매우 긴(몇 km) 레이저를 사용해 번개를 저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폭풍을 향해 조준해 발사하면, 이 레이저는 밀도가 낮은 이온화된 분자와 플라즈마 필라멘트의 통로를 만들어 전기를 빨아들여 번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소행성을 견인하는 이블 박사의 견인 광선처럼 말이다. 울프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수 십년 전에 뉴 멕시코 주의 남부 발디 산 상공에서 이 광선의 효과를 시연했다. 그리고 그는 최근 산업용 및 의학용 절단 레이저 제작사인 TRUMPF 과학 레이저 사에 의뢰해 작동되는 시제품 제작에 착수했다. 앞으로 3년 내에 이 레이저가 완성되면 그는 이 레이저를 실제 공항이나 발전소 근처에 배치할 것이다. 이 레이저는 초당 1,000펄스의 레이저를 발사해 어떤 번개라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과학적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허리케인 목조르기
허리케인은 더운 물을 먹고 자란다. 바다가 더워지면서 허리케인의 파괴력은 더욱 커졌다. 이 열에너지를 막으면 허리케인의 힘을 꺾고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다. 또한 매년 허리케인 시즌마다 당하는 수십억 달러의 재산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에딘버러 대학의 공학자 스티븐 솔터는 바다 위에 띄우는 펌프를 고안했다. 이 펌프는 파력을 이용해 해수면의 더운 물을 차가운 심해로 내려 보내 식힌다. 이 물은 다시 해수면 쪽으로 올라와 해수면의 온도를 낮춘다. 그러나 허리케인을 막을 수 있을 만큼 대서양 허리케인 통로의 수온을 낮추려면 이런 펌프를 무려 수천 km2 해역에 걸쳐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지구 공학적 개입이 그렇듯이, 이 방식 역시 부작용에 대해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 펌프는 영양물질과 산소의 흐름을 촉진시켜 해양 생물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수온이 바뀌면 생태계를 변화시켜 해양 생물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이런 펌프들은 호수의 산소가 적은 곳을 없애는 데도 쓰여 왔다.





비를 멈추게 하라
폭우가 계속되면 사람들이 우울해질 뿐 아니라, 홍수가 발생해 작물을 망칠 수도 있고, 마을을 무너뜨리고 인프라 구조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비를 멈춰 이러한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구름 속에 레이저를 쏘고 있다. 이러한 실험은 자연 구름과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그름에 다 같이 진행되고 있다. 물리학자들은 레이저가 구름 속 공기를 이온화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면 구름 속에서는 작은 결정핵형성이 더 많이 일어난다. 결정핵형성이란 먼지나 박테리아 같은 작은 입자가 습기 자석 역할을 해서 주변의 물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결정핵형성이 일어나는 장소가 많을수록 습기를 많이 빨아들이게 되고, 이들 결정핵끼리 습기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방울들은 무거워져야 떨어지므로, 결정핵형성이 많이 이루어지면 물방울의 성장과 강수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 물론 언젠가는 비가 내리겠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 동네는 아닐 것이다. 라우버는 “솔직히 말해 처음 보았을 때 너무 기뻤다. 방 안에서 춤을 출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Sarah Scoles, illustration by Stuart Patience

Sarah Sc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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