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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고양이 사료의 진실

거대한 환경 발자국을 남기는 작은 발




최신 연구에 의하면 고양이와 강아지의 환경 발자국은 그 주인들을 난감하게 할 수준이다. 우리의 네 발 달린 애완 동물들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 앤젤레스 캠퍼스의 지리 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저자인 그레고리 오킨은 “나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한다. 사람들에게 애완동물을 키우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애완동물들이 인간에게 주는 우정과 기타 사회적, 건강상, 감정적인 이익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크기임을 지적한다. “이 논문은 뭘 하라거나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애완동물 사료 제조회사와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한 논문이다.”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애완동물의 환경적 영향을 모두 감안해 거기에 대해 정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재사용 가능한 쇼핑백을 사용하고, 집에 태양에너지를 가져가 쓰고, 연비가 우수한 차량과 친환경적인 식품을 쓰는 결정을 내린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아는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관에 맞춰 어떤 애완동물을 기를지를, 심지어는 애완동물을 기를지 안 기를지를 결정해야 한다.”

오킨은 개와 고양이 사료에 들어가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발생되는 온실 가스의 양이, 자동차 1,360만 대가 뿜어내는 온실 가스의 양과 동일하다고 추산한다. 또한 고기 생산은 작물 생산에 비해 더 큰 에너지와 더 많은 땅과 수자원을 필요로 하며, 더 많은 대기오염을 일으켜 지구 온난화에 일조한다. 소를 비롯한 여러 대형 가축들이 트림을 하고 방귀를 뀔 때마다 대량의 메탄이 발생되는데, 이 역시 강력한 온실 가스다.


귀엽지만 비싸다.귀엽지만 비싸다.





과학자들은 식량 생산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최근의 어느 연구를 사례로 들어 보면, 이 연구에서는 소가 먹는 콩이 온실 가스 방출을 줄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른 연구에서는 고기 대신 귀뚜라미나 밀웜 등의 곤충을 먹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이런 연구들은 인간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킨은 미국 내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의 수, 그리고 시장에서 인기 있는 애완동물 사료의 성분에 근거하여 계산했다. 그는 미국에서 소비되는 고기 열량의 25%를 개와 고양이가 먹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국 내의 개와 고양이의 수는 1억 6300만 마리다. 이들이 만약 독립 국가를 이룬다면, 러시아, 브라질,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고기를 많이 먹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게 오킨의 계산이다.

오킨은 “애완동물 사료의 성분을 보면 그 속에 어떤 동물성 원료와 비동물성 원료가 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에너지 구성요소들은 비교적 일정하므로, “그 속에 얼마만한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 중 얼마만한 비중을 동물에게서 얻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린 오킨의 논문은 인간과 동식물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던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서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해롤드 헤르조그는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를 보는 관점은 인간이 처한 상황의 축소판이다. 우리가 애완동물과 함께 사는 것은 그들이 우리의 삶 속으로 파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애완동물을 기르고 좋아한다. 그러나 애완동물을 기르는 데 따르는 윤리적인 문제도 있다.”고 말한다.


고양이?고양이?





헤르조그는 “애완동물을 기름으로서 생기는 환경적 비용은 결코 사소하다고 볼 수 없으며, 내 생각보다도 더 크다는 것이 이 연구의 메시지.”라고 말한다. 그 역시 <틸리>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사람들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애완동물을 모두 없애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이 연구를 접한 사람들이 SUV를 처분하고, 더 작은 개를 키우도록 하게 할 수는 있다.”


콜로라도 보울더 대학의 생태학 및 진화 생물학 교수인 마크 베코프는 “이 연구는 인간과 반려동물 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하므로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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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들은 애완동물 소유주들이 짚고 넘어가야 할 논쟁적인 질문들도 던진다. 베코프 교수는 “개들은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도 반드시 고기를 먹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나는 강아지를 SUV에 태우고 매일 돌아다닌다.나는 강아지를 SUV에 태우고 매일 돌아다닌다.





베코프는 여러 마리의 개를 채식으로 키웠다고 한다. 그 개들은 요즘의 여러 애완동물들과는 달리 오래 건강하게 살았고 비만해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내가 가장 최근에 기른 개는 비건(vegan) 방식으로 키웠다. 내가 먹는 것만 먹였다. 그 개는 잘 살았다. 나는 반려동물의 식성은 상당 부분 그 주인들의 식성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은 주인을 닮는다. 그리고 식성도 닮는다.”

그러나 상용품 채식 사료가 애완동물에게 적합지 않다는 증거도 있다. 그리고 고양이가 고기를 먹지 않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양이는 타우린을 먹어야 한다. 아미노산인 타우린은 동물성 단백질에서만 나온다. 타우린은 고양이의 시력과 심장 기능,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헤르조그는 “개는 채식으로 키울 수 있지만 고양이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오킨은 인간이 고급 애완동물 사료에도 들어있는 고급 고기를 먹을 때도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태도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그는 “개는 스테이크를 먹을 필요가 없다. 개는 인간이 먹지 못하는 것도 먹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애완동물 사료로 인간의 음식을 만든다면 어떨까?”

물론 누군가는 인간에게 적합지 않은 음식은 애완동물에게 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오킨은 “그것은 윤리적인 결정이고,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논문들은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한다.


소는 탄소 오염의 주원인이다.소는 탄소 오염의 주원인이다.





보통은 건조 지대, 사막, 바람에 의한 침식을 연구하는 오킨이 이 문제를 연구하기로 한 것은 뒷마당에서 닭을 기르는 유행 때문이었다. “닭은 채식이다. 그리고 인간이 그 닭을 요리해 먹으면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 다른 많은 애완동물들이 고기를 통해 단백질을 얻는 것에 비하면 얼마나 멋진가. 이를 보고 과연 애완동물들이 먹는 고기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졌다.”

헤르조그는 애완동물 주인들이 이런 문제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애완동물을 모두 없앤다고 지구 온난화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이 논문을 읽었다고 내가 기르던 고양이를 내쫓을 이유는 없다. 행복해지려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다. 도덕적으로 복잡한 사회에서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오킨은 현재 개도 고양이도 기르고 있지 않다.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그러나 면역계 때문에 털 있는 것은 기를 수 없다. 내 애완동물은 물고기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Marlene Cimons

Marlene Ci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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