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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무궁화’ 도지한 “임수향, 꼼꼼하고 주변인 잘 챙기는 게 장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만나고 배우 도지한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배우 도지한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도지한 /사진=조은정 기자





도지한이 배우로서 또 하나의 좋은 추억거리를 쌓았다. 올해 상반기 KBS2 미니시리즈 ‘화랑’에 이어 최근 KBS1 저녁일일극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출연진과 애틋한 친분을 다졌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일일극 중에서도 비교적 막장 요소가 강하지 않고 ‘정의’를 주요 메시지로 전달해 ‘청정 드라마’로 평가 받았다. 그만큼 촬영장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줄곧 이어졌다.

최근 서을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서울경제스타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하 ‘무궁화’) 종영차 만난 도지한은 반듯한 자태로 참수리파출소 팀장 차태진을 단번에 떠올리게 했다. 극 중 차태진은 대대손손 뼈대 굵은 종갓집 가문의 종손이자 경찰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 경찰. 부조리하고 불합리하고 무례한 것은 용납하지 않는 이성적인 정의파다.

자신과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린 엄마에게 원망과 상처가 남아있는 차태진. 파출소에서 만난 파트너 무궁화(임수향 분)가 미혼모였다는 속사정을 알고 오히려 그에게 마음을 주게 된다. 그렇게 무궁화에게 ‘직진 사랑’을 실천하던 차태진은 ‘난관’도 겪으면서 고지식한 성격에서 유연한 성격으로 바뀌고 성장한다.

그 일련의 과정과 변화를 그리면서 도지한은 임수향을 비롯해 ‘파출소 식구들’과 끈끈한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다. 그 ‘의리’가 인터뷰 내내 답변에서 묻어났다.

배우 도지한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도지한 /사진=조은정 기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10일, 120회로 종영한다. 소감이 어떤가?

“아직 막방도 안 한 상태이고 파출소 식구들끼리 계속 연락하고 지내고 있어서인지 크게 끝난다는 실감은 안 든다. 계속 파출소 단체방으로 이야기 나누고 있다.”

-막장 느낌이 강하지 않고 ‘인과응보’ 메시지를 전해 ‘청정드라마’라 불리기도 했다

“자극적이지 않은데도 많이들 좋아해주시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눈살 찌푸리지도 않고. 막장 요소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훈훈하게 잘 흘러갔다고 생각한다. 소재 자체도 가족들이 힘겨움을 겪으면서 공감을 준 것 같고 파출소 장면으로는 정의를 전했다. 그런 게 저희 드라마의 강점이다. 일반적인 가족 연속극에서 다뤄지지 않은 소재를 다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출연 계기는?

“감독님께서 찾아주셔서 뵀었다. 미팅하고서 바로 다음날 같이 작품 하자고 연락을 주셨다. 아마 차태진과 외적인 느낌이 많이 비슷해서 캐스팅 된 것 같다.”

-차태진은 반듯함의 정석이다. 캐릭터를 접하고 처음에 어떤 생각이 들었나?

“그 친구가 너무 FM이라 고지식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아주 자유분방한 캐릭터는 아니다보니까 그 속에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연기하려 했다. 특히 이 친구는 고민을 많이 한 캐릭터다.”

-차태진 캐릭터로 딱 맞는 캐릭터를 입은 것 같았다

“많이들 잘 맞다고 해주신다. 나 뿐만 아니라 파출소 식구들 모두가 역할에 잘 어울렸다. 아마 드라마를 모르는 분들이 보시면 정말로 파출소 사람인 줄 알 것 같다.(웃음) 순경 의상을 입어보니 알게 모르게 책임감도 생겼다. 괜히 매사에 정직하게 행동해야 할 것 같더라.”

-파출소 순경 역할은 처음이지 않나. 캐릭터 취재 과정이 필요했겠다

“의경 출신의 현직에 계셨던 분들께 많이 여쭤봤다. 공공기관이다 보니 자칫 현직 분들을 왜곡해 그릴 수 있고 질타 받을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은 세심하게 접근하려 했다. 그 분들이 정말 고생이 많으신 분들이더라. 주요 업무 말고도 그 밖에 작은 일들조차 많이 하신다. 요즘에도 지나가다 보면 ‘고생이 많으시구나’ 생각이 든다. 취객들도 상대하시고, 112 전화도 바로 접수해서 다 받으시고.”

-그런 캐릭터를 기성세대들이 특히 좋아하시지 않나. 일일극 주연을 맡으면서 인기 체감도 했을 텐데


“시청 연령이 다양해졌다. 특히 부모님을 통해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께서 반찬도 더 주시려고 하신다.(웃음) 일일드라마라 특히 그런 것 같다. 화요일마다 파출소 식구들끼리 회식하면 식당 아주머니께서 안주도 계속 만들어주시고, 사장님께서도 음료수를 서비스로 주시고 그랬다. 거기서 체감이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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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극 주연은 처음이라 지금까지의 작품들과 느낌이 사뭇 달랐겠다

“미니시리즈에 비해 일단 호흡이 길다는 게 다르다. (임)수향이도 그렇고 파출소 식구들 모두 너무 좋으셨다. 그래서 촬영장이 가족처럼 항상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호흡 자체가 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 드라마는 말로써 전달하는 부분이 컸기 때문에 세심하게 전달하려 했다.”

배우 도지한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도지한 /사진=조은정 기자


-임수향과 커플 연기로 첫 호흡을 맞췄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털털하고 완전 잘 통했다.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하면서 의지도 많이 했다. 그 친구하고 작업을 참 잘 한 것 같다. 나이는 내가 한 살 어리지만 극 중에서는 내가 더 많다. 편하게 연기하기 위해 서로 편하게 부르기로 했다. 그 친구도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수향이는 열심히 연기를 잘 하는 친구인 것 같다. 꼼꼼하다. 자기가 생각할 때 아니다 싶으면 몇 번이고 다시 연기하고 모니터링도 하고 내 모니터링까지 봐 준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게 장점이다.”

-그 밖에 친해진 동료들도 많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파출소 식구들과 가장 많이 가까워졌다. 형님들도 너무 좋으셨다. 파출소 녹화를 하고 화요일 마다 꼭 술 한 잔 씩은 하고 집에 들어갔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선생님들, 형님들께서 저를 너무 예뻐해 주셨다. 하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 칭찬해주시고 끌어안아주셨다. 까칠한 선생님이 한 분도 없으셨다. 가족처럼 격 없이 지냈다.”

-극 중 차태진은 미혼모인 무궁화의 상황을 감싸 안고 직진 사랑을 펼친다. 실제로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어떨 것 같나?

“차태진은 어릴 적 아픔이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어떻게 볼지 아니까 그걸 이해하고 연기했다. 딸 역할을 연기한 아역 배우가 너무 예뻐서 즐겁게 연기했다. 실제로도 만약 그런 상황을 겪는다면 크게 무리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사랑이 최우선이니까. 주저하고 힘들 것 같지는 않다.”

-120회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저번 주 엔딩에서 무궁화와의 키스신이 기억에 남는다. 스태프들과 MT를 간 상황에서 회식을 하면서 그 장면을 봤는데 참 예쁘게 나온 것 같았다. 연출도, 편집도 호흡도 좋았던 것 같다. 큰 NG도 없었다. 전체적으로 7개월 동안 나보다 수향이가 고생했다. 나는 비교적 평탄하게 촬영했다. 그 친구는 항상 대사가 많아서 외우는 데 고생을 많이 했을 거다.”

-올해는 상반기 ‘화랑’으로 시작해 하반기 ‘무궁화’로 끝내게 됐다

“올 한 해를 잘 보냈구나 생각한다. 너무 타이트하지도 않고 딱 좋게 작품들을 준비한 것 같다. ‘화랑’ 때는 친구들과 노는 느낌이었다면 ‘무궁화’는 가족과 지낸 느낌이었다.”

-2009년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로 데뷔해 어느덧 9년차다.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돌이켜 본다면?

“18살 때 문득 배우라는 직업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연기를 꿈꾸기 시작했다. 처음에 부모님 반대가 컸는데 내 고집에 두 손 두발 드셨다. 막상 해보니 여전히 좋다. 힘들 때도 있고 고민이 있을 때도 있지만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것들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는 과정이 좋다. 부모님께서도 내가 좋아하는 일로 꾸준히 하는 걸 좋아하신다. 유독 이번 작품을 하고 주변 분들에게 들리는 말이 많아서 더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은가?

“지금까지 차갑고 진지한 연기를 했다면 차기작에서는 편안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코믹한 작품도 해보고 싶다. 일단 나에게 주어진 걸 하고 싶다. 매번 이 생각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내일이든 모레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생각한다.”

-‘무궁화’ 시청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긴 호흡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그 시간대에 아무리 고정 시청층이 있다고 해도 20% 중반대의 시청률이 나온 게 너무 좋았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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