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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오윤아 “할 수록 어려운 연기…정도는 노력 뿐”

화려하면서도 새침한 외모로 마냥 도도해 보일 것 같았던 오윤아의 차가운 이미지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눔과 동시에 모든 편견들이 무너져 내렸다.

“외모 때문인지 제 성격이 까칠하다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보통 사적이 만난 분들에게는 굉장히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외모가 어렵다고 하시니 소탈하고 편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편”이라는 오윤아의 솔직하고 털털한 입담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을 웃게 만들었으며, 사람 좋아하는 그의 매력을 백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처음 만난 사이이건만, 마치 옆집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 같은 편안함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사진=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사진=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레이싱 모델로 활동을 하다가, 2004년에 드라마 ‘폭풍속으로’를 통해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오윤아는 어느덧 14년차 배우가 됐다. 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배우가 아니었음에도 오윤아는 배우로서 걸어온 시간 동안 그 흔한 연기력 논란도 없었다. 심지어 그녀가 레이싱 모델 출신이었다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였다.

이와 같은 칭찬에 대해 오윤아는 고개를 저으며 “저도 처음에는 못했다. 만약 잘 했던 것처럼 보였다면, 그 모든 것은 제가 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겸손한 답변을 내놓았다.

오윤아는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데에는 좋은 ‘연기 선배’를 만나 많이 배운 덕분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잘한 일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지 않고, 주위를 높일 줄 아는 오윤아를 보며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데뷔 후 지금까지 그 흔한 연기력 논란이 없었어요.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로 꼽히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전 부족한 것이 정말 많은 사람이에요. 다만 주변 인복이 있다 보니 많이 도움을 받았죠.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 제가 할 수 있는 건 선배들을 붙잡고 가는 거였어요. 비결은 뭐 없어요. 연기를 먼저 시작한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봤고, 하나라도 더 얻고 배우기 위해 선배들을 적극적으로 따라다녔어요. 밥도 같이 먹고 선배들 끝까지 찾아가서 많이 배웠죠.”

친화력이 좋아서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사이가 좋았을 것 같아요.

“저 여자 연기자로서는 꽤 괜찮은 성격인 거 같아요.(웃음)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는 면도 있고, 실제로도 함께 연기하는 사람들과 되게 친해지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제까지 했던 사람들 중 안 친해진 사람은 없었어요.(웃음)”

사진=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사진=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이번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여배우들이 정말 많이 나왔잖아요. 다들 친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친했던 배우를 한 명 꼽자면 누가 있을까요?

“장서희 언니요! 알고 보면 서희언니가 굉장히 귀여워요. 아기 같은 귀여움이라고나 할까. 엉뚱하다고나 할까 아니면 허당기라고 해야 할까, 인간적으로도 순수한 면도 있어서 같은 여자가 봐도 참 사랑스러워요. 성격도 좋아서 서희 언니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친한 후배들도 많더라고요. 좋아하는 후배들이 많다는 건 진짜 사람이 좋다는 뜻이거든요. (웃음)”

“특히 좋은 건 서희 언니는 배울 것이 참 많은 사람이었다는 거였어요. 서희 언니의 경우 기본적으로 배우생활을 오랫동안 했던 배우잖아요. 언니느 전달이 탁월할 배우에요. 카메라 밖에서 막 웃고 떠들다가도, 감독님께서 컷을 외치면 바로 극에 감정이입을 하더라고요. 본능적인 테크닉이 배어있는 배우에요. 순간 적으로 집중을 하는 것을 제 눈으로 보면서 정말 많이 놀라고 감탄했어요. 진심으로 연기하는 언니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서희언니는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는 배우이고, 함께 연기하면서 정말 부럽고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웃음)”

장서희씨 외에도 ‘언니는 살아있다’의 또 다른 언니들인 김주현, 김다솜 씨와의 케미는 어땠는지 궁금해요.

“주현는 제가 정말 예뻐하는 후배에요. 정말 순수하고 때가 묻지 않은 친구이고, 딱 봐도 예쁘잖아요.(웃음) 사적으로 따로 만나는 사인데 정말 앞으로 더 잘 될 거라고 확신하는 친구가 바로 주현이에요.”


“다솜 친구의 경우 유독 함께 붙는 신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 많이 못 부딪친 배우이지만, 가끔 회식 때 보면 아기 같고 착한 아이라는 것이 느껴져요.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조금 아쉬워요. 만약 함께 촬영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더 친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다솜이는 개인적으로 많이 응원해주고 싶은 친구였어요. 제가 다솜이 나이 때 ‘그 여자’라는 작품을 했었어요. 악역이어서 안방극장의 욕을 정말 많이 먹었거든요. 정말 힘들었는데, ‘언니는 살아있다’의 악녀 양달희를 연기했던 다솜이도 분명 그 시기 제가 느끼고 고민했던 것을 느꼈을 거 같더라고요. 저는 ‘그 여자’를 촬영하면서 고뇌했던 만큼 연기가 정말 많이 늘었거든요. 만약 중간에라도 만났다면 격려의 한마디라도 해줬을 텐데 아쉬워요. 그래도 칭찬해 주고 싶은 건 연기를 잘 하고 초반에 비해 엄청 많이 늘었더라고요. 마지막 회에서 눈이 먼 연기를 했었는데, 칭찬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임팩트가 컸었고, 정말 감탄했어요. 요즘 후배들은 정말 똑똑해서 잘 자기 걸로 만드는 것이 대단한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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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건 올해 ‘오 마이 금비’와 ‘언니는 살아있다’ 모두 엄마 역할을 했었는데, 두 엄마의 성격이 많이 달라요. 오윤아 씨의 경우 실제로도 한 아이의 엄마인데, ‘엄마 오윤아’는 어떠한가요?

“저는 주영이(‘오 마이 금비’)와 은향이(‘언니는 살아있다’)의 딱 중간인 것 같아요. 엄마로서 항상 고민이 많아요. 더 잘 키우고 싶은데 그게 마음만큼 쉬운 것이 아니더라고요. 부모로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가정을 책임지다 보니 아이에게 다 올인을 할 수 없고, 혼자 키우다 보니 아빠의 역할을 해주면서 더 강해져야 할 때도 있거든요. 그래도 마음만큼은 은향에 더 가까운 거 같아요.”

사진=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사진=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워킹맘’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아이가 보통 아이들과는 조금 달라요. 느리고, 발달장애가 조금 있어서 다른 아이들보다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아기 같은 면이 있죠.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와 같이 키우다 보니, 제가 없을 때 할머니를 의지하고, 엄마가 오면 아이는 저에게만 달라붙어 있어요. 그래서 함께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집중하려고 해요.”

어느덧 연기경력이 10년차가 넘어섰어요. 처음에 비해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 쉬워진 부분이 있나요?

“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할 수록 드는 생각은 ‘연기는 정말 끝이 없구나’에요. 하면 할수록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하니 배우는 참 괴로운 직업이구나 싶기도 하죠. 예전에는 마냥 파이팅이 넘쳤다면, 이제는 조금 알게 되니 더 섬세하게 찾아 나가고 싶더라고요. 정말 쉽지 않아요. 그래도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성장해 나가는 부분이 있어서 뿌듯하고, 거기에서 행복함을 느껴요.”

배우로서 롤모델이 있나요?

“저는 진짜 고두심 선배님처럼 연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 악역을 해도 기억이 남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고두심 선배님 연기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장면이 있었는데, 대사도 없이 그냥 가만히 있는데, 그를 보는 제가 눈물이 나는 거예요. 그게 바로 진심을 전하는 연기구나 싶었고, 이게 바로 ‘진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죠. 상대방을 울리고,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런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아니잖아요.

“신기한 것이 생각해 보면 저는 정말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초반에는 정말 못했어요.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좋게 봐 주셨고, 연기보다는 개성이 있다 보니 처음 캐스팅이 됐던 것 같아요. 진짜 감사한 게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할 때 연기력 뽀록이 안 났다는 거였어요.(웃음) 그리고 그때 정말 좋은 선배들을 만났어요. 저와 같이 연기 했던 예지원 언니나 김지영 언니 등 정말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들과 만나고 호흡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가 늘었거든요.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하면서 ‘건빵선생과 별사탕’이라는 작품에 중간투입을 했는데, 그때 감독님이 무서운 분이라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어찌 됐든 시작했으니 마음을 비우고 욕먹을 각오를 했었는데, 그때 김지영 언니가 연기에 대해 섬세하게 잘 가르쳐 줬어요. 그때만 해도 감정연기가 잘 안 됐을 때였는데 언니 덕분에 많이 배웠죠. 그리고 그게 지금까지 가는 것 같아요.(웃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거 보면 그때 많이 배웠나 봐요.

“그럼요. 욕먹을 줄 알았는데 언니 덕분에 ‘건빵선생과 별사탕’ 촬영을 한 이후 감독님께서 박수를 쳐 주셨거든요. 기억에 안 날 수가 없죠.(웃음) 그리고 제가 연습량이 많은 배우 중 한 명이에요. 아무래도 저는 연기에 대해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이잖아요. 전공이 아니기에 부족한 부분은 노력과 연습으로 채울 수밖에 없더라고요. 지금도 대본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 부분들이 있어요. 그때마다 대본을 보고 그 안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렇게 시청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작품(‘언니는 살아있다’)을 만나는 것이 오랜만인 것 같아요. 몰입해서 잘 해야겠다 싶었고, 팬들이 좋아해 주시는 기분이 좋았어요. 사랑을 받다 보니 감사함이 많이 생기고, 그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요. 호감 가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 보겠습니다. (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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