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英 법원 "우버 운전자는 종업원" 기사들과의 전쟁서 패배…日 소프트뱅크 투자유치도 물거품될 판

성희롱 의혹 CEO 사임에 잇따라 겹악재 '경영위기'

업계 선두주자서 나락 떨어지나 우려감 고조

NYT "공유경제 고용모델 재편될 듯" 지적도





“우버가 또 하나의 전투에서 패배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용재판부 항소부의 판결에 대해 내린 평가다. 올해 성희롱 의혹에 휩싸인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한 우버가 최근 해외시장과 각국 택시 운전자들과의 각종 소송에서 패하며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가뭄의 단비 같았던 대규모 투자유치 계획마저 철회될 위기에 처해 공유경제 모델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던 우버가 나락으로 떨어질 상황이라는 평가다.

다라 코스로우샤히(오른쪽) 우버 최고경영자(CEO)/브라질리아=블룸버그다라 코스로우샤히(오른쪽) 우버 최고경영자(CEO)/브라질리아=블룸버그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런던 고용재판소 항소부는 전날 “우버 운전기사는 자영업자가 아닌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할 ‘종업원’”이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10월 우버 기사 2명이 초과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 지급을 요구한 판결에 우버가 불복하고 항소한 것과 관련해 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다. 당시 우버는 “우버 기사들은 (일과 관련해) 더 많은 통제권을 갖고 있고 근무표나 최저근무시간 없이 언제 어디서 일할지를 완전히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며 이들이 자영업자라고 주장했다. 우버 측은 이날 판결이 나오자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신들은 이번 항소법원의 판결로 우버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영국에서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고 전망했다. 우버는 이미 9월 영국 당국으로부터 런던 시내에서 영업정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영국 런던교통공사(TfL)는 “우버가 공공안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부족해 런던 시내 영업에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우버가 즉각 불복하며 이의신청을 제기한 만큼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런던에서 영업할 수 있지만 최종 결정도 같을 경우 우버는 런던 시장에서 철수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지난해 우버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철수한 바 있으며 현재 헝가리·덴마크 등에서도 영업이 정지된 상태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는 택시영업면허업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당했다며 뉴욕 시의회에 영업정지를 공식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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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를 통해 우버 지분 14~20%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던 손정의 회장이 최근 우버 투자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데도 우버의 연이은 잡음이 악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손 회장이 우버의 성희롱 파문 등 악재에 따른 시장가치 하락에 우려를 표하면서 우버 경쟁사인 ‘리프트’에 투자할 수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우버의 투자자 중 하나인 어빙화이어맨 퇴직연금펀드는 “국내외에서 각종 법을 어기고 경쟁을 억압하는 등 자신들의 잘못된 영업기밀을 숨겨왔다”며 “성적 차별과 법 관행 무시 등으로 우버의 시장가치가 최소한 180억달러나 날아갔다”며 우버와 트래비스 캘러닉 전 CEO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NYT는 “이번 판결은 우버가 영국 운전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주고 유급휴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공식 계약을 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의존하는 공유경제의 일반적 고용 모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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