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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병원선’ 이서원 “하지원과 사랑 실패→응원, 최고의 엔딩”

배우 이서원은 ‘병원선’ 김재걸과는 다르다. 극 중 츤데레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서글 서글하고 말도 많다. 그러면서 ‘병원선’ 김재걸처럼 진중하다. 가볍게 대화를 이어나가면서도 그 안에 담긴 연기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깊다.

1997년생 이서원은 2015년 JTBC ‘송곳’으로 데뷔했다. 2016년에는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수지(노을 역)의 동생 노직으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KBS2 ‘뮤직뱅크’에서 라붐 솔빈과 풋풋한 호흡을 맞춘 그는 지난 3월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서 이현우, 레드벨벳 조이와 함께 첫 주연을 맡았다.




배우 이서원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배우 이서원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다음은 공중파 주연이었다. 하지원, 강민혁이 출연하는 MBC ‘병원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19살 차이가 나는 하지원과 삼각 멜로까지 선보이며 성장세를 증명했다. 동시에 JTBC 웹드라마 ‘막판로맨스’에서 1인 2역을 맡는 등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에서는 조진웅, 송승헌 등 선배 배우들과 시대극 연기도 펼쳤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이서원과 만나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올해에만 4개의 작품을 선보인만큼 지칠 법도한데, 그에게는 에너지가 넘쳤다.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친 배우였다.

-‘병원선’이 끝났다. 현장에서 막내였는데 선배들과 호흡은 어땠나.

“유쾌하고 쾌활한 분위기였다. 작가님은 거제도에 집을 구해서 집필하셨다. 현장에 자주 찾아오셔서 함께 대화했다. 작가님, 감독님, 스태프들 모두 의기투합해서 병원선을 만들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배우들은 ‘어떻게 앉을까요’를 묻고 카메라 감독님은 ‘어디서 잡는 게 예쁠까’ 물으셨다. 작가님과도 이 대사를 이렇게 하면 되는지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촬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항상 의견을 내고 동의를 구했다.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충분히 대화하며 재걸이를 만들었다. 어려움을 겪는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었다. 행복한 시간 속에서 즐겁고 유쾌하게 마쳤다.”

-러브라인이 있던 하지원은 19살이나 차이가 나는 대선배다.

“솔직히 어렵고 걱정은 됐다. 부담은 아니고, 제가 너무 어려 불편해하실 수도 있으니까. 신기하게도 첫 만남부터 굉장히 웃으면서 다가와주셨다. ‘재걸이 맡은 친구구나?’하시면서 선뜻 손을 내밀어주셨다. 현장이 대화하는 분위기다 보니까 나이 차이를 느낄 새가 없었다.”

-실제 나이는 20대 초반인데, 하지원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극 증 30대가 돼버렸다.


“고민과 걱정은 있었다. 제가 겪어보지 않은 나이인지라 그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갈지 저로서는 모르는 거고. 32세의 한의사는 어떤지에 걱정이 있었다. 주변 30대 형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한의학 책도 사고, 자문도 구해봤다. 사전조사를 열심히 했다. 침술 장면은 침을 놓는 연습을 하기는 했는데 면허가 없어서 직접 놓치는 못했다. 의사 선생님께 놔주시면 잡고 있다가 액션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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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서원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배우 이서원이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기자


-김재걸이라는 역할을 만들기 위해 가장 노력한 것은 무엇인가.

“왜 돌직구적 성격이 됐는지 찾고 싶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서 제가 맡았던 찬영이를 불러봤다. 의사 아들과 클래식 집안이라는 점에서 고딕체 같은 느낌이다. 반항이라는 공통점도 있고. 찬영이가 의사가 되고 10년 후면 이렇게 변할 것 같았다. 재걸이는 집에서 무시를 받는데 스트레스를 풀 데가 없다. 그래서 직설적으로 변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김재걸이 병원선을 통해 변하게 된 건가.

“성격장애까지 앓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걸 해소해준 게 병원선이다. 인간 재걸이의 정신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곽)현이(강민혁 분)가 라이벌이지만 좋아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다. 현이에게도 분명 고통이 있는데 남들을 생각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면서 재걸이는 회의감을 느꼈을 거다. 그런 점을 하나하나 배우고 익히면서 성장했다.”

-‘그거너사’, ‘병원선’ 모두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아쉽지는 않나.

“저는 섭섭하지 않은데 찬영이와 재걸이는 섭섭할 거다. 대본을 받고 나서 나는 이번에도 사랑에 실패하는구나 생각했다.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사랑은 서로를 원하고 위해주는 건데 저는 혼자 사랑했다. 송은재(하지원 분)과 곽현의 사랑을 응원하고 위해주는 것도 사랑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가님께서 재걸이에게 최고의 엔딩을 주는구나 생각해서 놀랐다. 이로써 재걸이는 정신적으로 성장을 한 것 같아 행복했다.”

-멜로 연기 몰입이 힘들지는 않았나. 감정을 어떻게 쌓았는지.

“남중, 남고 출신에다 아직 21살이라 사랑을 잘 모른다. 여러 작품에서 힌트를 찾았다. 인간의 생리 현상, 호르몬의 작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봤다. 사랑을 할 때 어떤 호르몬이 작용하고 육체적 변화가 생기는지 공부했다.”

-사실 ‘병원선’은 의학드라마다. 그럼에도 멜로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분들의 생각도 존중한다. 모두의 시선은 다르니까. 의학을 원했던 분도 있고 로맨스를 원했던 분도 있다. 둘 다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거다. 비판도 공감하고 존중하지만 어찌됐든 저희 ‘병원선’은 그런 시선을 받으면서도 항해를 완수했다. 애정이 있어서 질타를 해주신 거라 생각한다. 영광스럽게 1위로 종영하지 않았나. 그런 것 때문에 슬프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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