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친노동 정책 잇단 파열음] 결국 대량 실업 가져온 '최저임금 인상'...나라 곳간으로 때우려는 勞

■"경비원 일자리 안정자금 늘려달라"는 민노총



서울 은평구의 A아파트는 현재 일하고 있는 경비근로자를 연말에 모두 해고하기로 했다. 최저임금이 올해 시간당 6,470원에서 내년 7,530원으로 인상되면서 경비근로자의 월 급여가 1인당 30만원 가량 오르는 게 발단이 됐다. A아파트는 현재 근무자보다 젊은 55~65세 인력을 내년에 대체채용할 계획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역대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고령층, 아르바이트 학생 등 저임금 근로자들의 대량해고가 가시화하고 있다. 시그널은 고령층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파트 경비근로자에게서부터 먼저 감지된다. 월 200만원에 이르는 임금 지출을 줄이기 위해 무인경비시설을 갖추겠다는 곳에서부터 기왕에 임금을 많이 줄 바에야 젊은 인력을 쓰겠다는 아파트와 용역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서울지역 아파트 단지 338곳 5,310명의 경비근로자를 조사해 산출한 감원비율 5.95%를 토대로 전국 아파트 경비근로자 18만명 가운데 1만715명이, 서울 경비근로자 3만5,000명 가운데 2,083명이 각각 연말과 연초에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실직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본부가 표본으로 삼은 경비근로자 5,310명 가운데 아직 46%의 고용 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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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경비근로자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금액 인상 요구의 명분으로 이들의 ‘고용안정’을 내걸고 있다. 주40시간을 일하는 근로자는 지원금 13만원으로 최저임금 인상분의 60%가 충당되지만 장시간·야간근무를 하는 경비근로자에게는 13만원이 최저임금 인상분의 31~50%에 그친다는 게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민주노총은 경비근로자의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서는 지원액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경비근로자에 대한 지원금액을 높이면 더 많은 혈세를 투입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대량 실업 사태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무리하게 추진했던 민주노총이 이제 와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금액을 올리자고 하는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현재 내년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2조9,708억원을 책정하고 있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30인 이상의 아파트 경비근로자 사업장이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새롭게 추가된 것은 정부가 책정하고 있는 예산 범위 안에서 충당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경비근로자에 대한 지원액 인상은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예산을 놓고 볼 때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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