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리스크 털어...폴리실리콘업체 날개 편다

■中, 한국산 폴리실리콘 반덤핑관세 10% 이하로

해외매출서 中비중이 절반 넘어

폴리실리콘 가격도 가파른 상승

당분간 호실적 지속 가능성 커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업체

보조금 대상에 포함될지도 관심



국내 폴리실리콘 제조업체가 중국의 통상 압력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순도 제품이 필요한 중국 현지 사정과 사드 해빙 무드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에 힘입어 3·4분기 좋은 실적을 냈던 국내 업체들은 중국 리스크까지 털어냄으로써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태양광 업계는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고율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중국 내 태양광 업체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봤다.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한국보다 두 배 가까이 되지만, 효율이 높은 나인 나인(99.9999999%)급 이상의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 비중은 낮아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했다. 특히 한국산 제품의 경우 2014년부터 현지에서 수입 1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폴리실리콘 가격을 높이면 결국 스스로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국내 태양광 업계가 중국 당국의 반덤핑관세 조사 시작 소식에 전전긍긍했던 건 중국 당국의 판단을 종잡을 수 없었던 탓이다. 사드 문제 등 정치적 이슈를 위해서라면 자국 산업 피해도 불사할지 모른다는 것.

하지만 사드 갈등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사례들을 쭉 지켜보면서 중국이 자국의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한국에 본때를 보여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루빨리 한중 관계가 회복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중국 리스크를 털어낸 국내 제조업체들은 본격적인 비상을 준비 중이다. 이미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8월 말 kg당 16달러대로 올라선 뒤 현재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과 OCI의 손익분기점이 ㎏당 14~15달러 선인 만큼 당분간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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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업계는 중국 시장이 폴리실리콘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덜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폴리실리콘 매출에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OCI가 약 70%, 한화케미칼의 경우 약 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폴리실리콘을 향한 통상 압력이 무뎌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를 향한 보복의 수위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9번에 걸쳐 친환경차 보조금 목록을 발표했으나 LG화학,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차종은 번번이 제외됐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사드가 아니면 한국 제품만 제외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최대 차량 가격의 절반에 이르기 때문에 보조금 지급 대상에 들지 못하면 현지 판매가 매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공장가동률이 뚝 떨어졌던 LG화학의 경우 중국 이외의 다른 지역에 수출하고 일부 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돌리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빌미로 자국 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울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가 있는 만큼 양국 관계가 회복된다고 해서 곧바로 상황이 반전될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내 배터리업계도 보조금 대상 목록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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