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홍영표 "근로시간 단축, 이제 국회 손 떠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인터뷰

여야 3당 어렵게 '절충안' 합의했지만

소위서 뒤엎어 연내 처리 사실상 불발

결국 영세 근로자들만 피해 고스란히

끝까지 반대한 강병원·이용득 책임져야





홍영표(사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우리 사회의 오랜 숙제였던 근로시간 단축 문제의 해결이 눈앞에 와 있었는데 국회가 밥상을 걷어찬 격”이라며 전날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의 합의 무산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환노위 소위의 합의 불발로 사실상 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안의 연내 처리 가능성은 사라지게 됐다며 입법 공백에 따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영세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전날 환노위 소위의 합의 무산은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입법으로 풀어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홍 위원장에게 향후 여야 재협상을 통한 법안 처리 가능성을 재차 묻자 “더 이상 국회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국회에서는 이제 손을 털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기도 한 홍 위원장은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협상 과정에서 끝까지 야당과의 절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강병원·이용득 의원 등 당내 의원들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그는 “강 의원과 이 의원이 만든 작품이니 둘이 책임져야 한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여야 3당은 지난 23일 환노위 간사 회동을 통해 기업규모별 시행유예안과 휴일근무 중복할증을 놓고 서로 한발씩 양보한 절충안을 도출하며 법안 처리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인 강 의원과 이 의원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함께 휴일근무수당을 150% 지급하는 안에 대해 끝까지 반대하면서 근로시간 단축법안의 정기국회 통과는 사실상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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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위원장은 여당 지도부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그는 “원내 지도부에서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보류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왔지만 결국 예정대로 밀어붙였다”면서 “여야 3당 간사들이 합의한 사항을 못하게 하면 말이 되느냐”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근로시간 단축법안 처리 불발로 입법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년 대법원 판결이 결정되면 바로 주 52시간 근로시간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겠지만 근로조건이 열악한 영세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근로시간 제한의 한파를 집중적으로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긴 논쟁을 끝내고 여야 정치권과 당정청·노사 모두의 공감대를 이룬 듯 보였는데 또다시 국회가 합의에 실패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며 착잡한 심정을 담은 장문의 글을 남겼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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