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기존 모델보다 성능이 개량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MB)을 기습 발사하며 75일 만에 군사 도발에 나섰다.
북한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실상의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낮 ‘중대보도’를 통해 발표한 ‘정부성명’에서 “조선노동당의 정치적 결단과 전략적 결심에 따라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성명은 “김정은 동지는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시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의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화성-15형 미사일 존재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명은 “화성-15형 무기체계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이라며 “지난 7월 시험발사한 화성-14형보다 전술·기술적 재원과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한 무기체계”라고 주장했다.
이번 화성-15형 미사일은 이날 새벽3시18분(평양시각 2시48분) 평양 교외에서 발사됐으며 정점고도 4,475㎞, 사거리 950㎞를 53분간 비행했다고 성명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3시19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고받은 뒤 3시24분 2차 보고 즉시 NSC 전체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이후 오전6시에 열린 NSC 전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대륙 간을 넘나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완성된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며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다뤄야 할 상황이다. 우리가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전화통화를 갖고 대북 위협을 억지하기 위해 미일동맹을 공고히 하고 대북 압력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