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국민은 허리띠 조이는데 또 머리띠 매는 현대차 노조

임단협 난항에 이달 5일부터 파업

회사압박 카드로 올해만 10번째

생산차질로 피해액 1조 이를 듯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다음주 또 파업에 나선다. 회사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자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 카드를 또다시 꺼낸 것이다. 올해 임단협 관련 파업으로는 벌써 9번째, 전체 파업으로는 10번째다.

현대차 노조는 30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12월5일부터 8일까지 나흘 연속 총 11시간의 부분 파업을 결의했다. 5일에는 2시간, 6일에는 울산·아산 등 완성차 공장을 중심으로 3시간, 7일에는 엔진 및 변속기 공장에서 3시간, 8일에도 3시간씩 각각 파업에 나선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관련 8차례의 부분 파업을 평균 하루 2~4시간 단발성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흘 연속 진행하는 등 쟁의 수준을 대폭 강화했다. 현대차는 연말을 앞두고 생산목표를 맞추기 위해 공장가동률을 높이는 상황인데 노조의 파업으로 또 한번 발목을 잡히게 됐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회사의 상황을 악용, 강력하게 압박해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50여분간 임단협 35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지급, 해고자 복직 등 주요 안에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고자 원직 복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경영 악화로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울산 1공장 11·12라인에서 코나 생산 확대와 관련된 파업을 두고 책임을 묻겠다며 설전을 벌이는 등 감정의 골만 확인했다. 현대차 노사는 4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전임 집행부가 28차, 현 집행부가 29~35차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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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는 지금까지 임단협 관련 여덟차례에 걸친 파업과 네차례에 걸친 주말·휴일특근 거부로 차량 3만8,000대(시가 8,000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코나 생산 확대와 관련해 1공장 11·12라인 파업까지 진행했다. 이번 부분 파업으로 피해액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노조는 신차 생산에 따른 라인 조정 협의나 특근은 파업과 상관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울산 1공장 코나 관련 파업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지금까지 임협 및 임단협이 해를 넘긴 적은 없다. 하지만 올해는 양측의 입장 차가 너무 크고 감정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연내 타결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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