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긴축의 시대 '돈파티' 끝났다] 3년 이상 대출땐 고정금리가 유리…고민될땐 '반반금리'

단기 대출땐 변동금리 선택하고

예금 만기는 1년 이내로 설정을

시중銀 예·적금 금리 즉각 인상

"대출 금리는 최대한 억누를 것"



한국은행이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발 빠르게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기준금리가 오를 때 대출금리는 곧바로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제자리라는 금융권 안팎의 시각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2월1일부터 29개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연 0.1~0.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위비짠테크적금은 최고 연 2.55%, 위비수퍼주거래예금은 최고 연 2.1% 등이 적용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보통은 기준금리 인상 후 시일을 두고 수신금리를 올리는데 이번에는 즉각 반영하기로 했다”며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기준금리가 올라도 예금금리는 오르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12월4일부터 일부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기준금리 인상분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현재 내부 협의를 진행 중으로 다음주께까지 순차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인상폭 등을 논의하고 있고 최대한 빨리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상은 최대한 억누르겠다는 방침이다. 비록 대출금리에서 코픽스나 금융채 등 조달과 연동된 기준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으나 은행이 자체 조정하는 가산금리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이 은행이 금리 인상기에 발맞춰 가산금리를 꼼수로 인상하는 행태를 보이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탓이다. 한 시중은행의 고위관계자는 “은행들이 올 들어 줄줄이 어닝서프라이즈를 내는 상태에서 대출금리 인상은 여론을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가산금리는 현재로서는 올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되면 예대금리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 8월 1.95%포인트에서 9월 1.93%포인트, 10월 1.83%포인트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대출금리는 8월 3.43%에서 10월 3.46%로 0.03%포인트만 뛰었으나 수신금리는 1.48%에서 1.63%로 0.15%포인트 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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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만약 내년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더 인상할 경우 이처럼 인위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누르는 것도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고객 신용 리스크가 커지는데 결국 이를 가산금리를 통해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몰아서 올릴 경우 이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고객들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거듭될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자산 운용 전략을 당장 수정하라고 주문한다. 대출의 경우 3년 이상이라면 고정금리로 받고 그 이하면 변동금리를 권한다. 변동이 고정보다 금리가 대체적으로 1%포인트 낮기 때문이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센터장은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것을 생각하면 신규 대출자의 경우는 고정금리로 빌리는 게 좋은 방법”이라며 “변동금리를 선택한다면 현재 금리보다 1%포인트 올라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규모로 적절하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고정과 변동, 둘 중 어느 하나를 택하기 어렵다면 ‘반반금리’도 가능하다. 금액의 절반은 변동금리, 나머지 절반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예금 만기는 역시 금리 상승 기조를 감안해 1년 이내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6개월에서 1년 이내로 만기가 돌아오도록 해 기준금리가 반영된 예금으로 계속 갈아타는 방식이다. 특히 지금처럼 은행이 기준금리를 예·적금 금리에 반영했을 때 빠르게 가입하는 것을 추천할 만하다. 다만 만기가 6개월 미만으로 가면 예금금리 자체가 너무 적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조권형·황정원·이주원기자 buzz@sedaily.com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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