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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첫방] 추신수-서민정, 같은 듯 다른 타향살이…키워드는 가족

‘이방인’ 추신수와 서민정의 용감한 타향살이가 공개됐다. 낯선 나라, 낯선 문화, 낯선 언어에 힘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가족이 있기에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이방인’ 첫 회에서는 미국 텍사스에 살고 있는 17년차 이방인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11년 째 뉴욕에서 살고 있는 방송인 서민정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사진=JTBC/사진=JTBC


먼저 추신수는 1,200평의 대저택에 살고 있었다. 19살 미국으로 건너와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한 추신수는 각고의 노력 끝에 당당히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며 1,300억의 사나이가 됐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사랑만으로 미국 생활을 함께 버틴 아내 하원미가 있었다.

결혼한 지 15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신혼 같은 부부였다. 여기에 두 아들 추무빈과 추건우, 막내 딸 추소희까지 다섯 식구는 눈 뜨는 순간부터 쉴 새 없이 대화하고 스킨십하며 친밀한 사이를 자랑했다. 추신수가 경기 일정으로 인해 떨어져 지내는 날이 많아 함께 있는 동안 더욱 애틋하게 된 것.

이방인으로 미국에 살고 있지만 한국어는 꼭 배워야 된다는 엄마의 지론에 따라 삼남매는 능숙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학교에 등교를 할 때도 K팝을 들으며 넘치는 흥을 뽐냈다. 아이들의 등교를 모두 마친 엄마는 돌아와 남편을 위한 식사를 준비했다.

15년 전, 남편에게 한식을 차려주기 위해 빼곡히 적어뒀던 레시피 수첩은 아직도 유용하게 쓰였다. 옛날에 해 먹었던 그 맛을 내고 싶을 때는 언제든 다시 들춰보는 것. 아내는 오직 추신수만을 위해 소고깃국이 포함된 완벽한 한식 차림을 만들었다.

아내는 추신수에게 “세수를 안 했는데도 잘생겼다”며 넘치는 애정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아내가 차려준 음식에 대해 무뚝뚝한 말투로 소감을 말하면서도 “침대에서 한 시간을 같이 보내자”는 등 과감한 애정표현으로 아내를 당황케 했다.

추신수 역시 아이들처럼 한국 노래를 들으며 텍사스 레인저스 구장으로 출근했다. 이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과 아내는 추신수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다 함께 집을 나섰다.

두 번째 이방인은 서민정이었다. 결혼을 하면서 뉴욕에 터를 잡게 된지 어느덧 11년차. 서민정은 “남편만 믿고 용감하게 왔는데, 와보디 힘든 점도 있었다. 저처럼 이방인의 삶을 선택한 이들에게 타향살이에 대해 전해주고 싶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미국 뉴욕에서도 중심인 맨해튼, 셀럽들이 거주하는 전통 부촌에 살고 있는 서민정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처음 출연하는 리얼리티와 집 안 여기저기 설치된 카메라에 안절부절 못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서민정의 남편은 뉴욕에서 근무하는 치과의사 안상훈. 20년 전 학업을 위해 뉴욕에 정착한 다정한 남편이자 아빠로, 취미로는 컴퓨터를 직접 만드는 능력자였다. 부부의 딸인 안예진은 영어는 물론 한국어도 능숙하게 하며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똑 부러진 아이였다.


이른 아침부터 식사를 준비하고 남편의 출근을 배웅한 서민정은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학교로 떠났다. 뉴욕에서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등교할 때 보호자와 동행해야 하기 때문. 또한 악명 높은 교통 체증으로 인해 도보 이동이 생활화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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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 서민정은 피트니스 센터로 향했다. 한국에만 가면 운동을 안 해도 5kg이 빠지는데, 뉴욕에서는 부담감 때문인지 식탐이 생겨 자꾸 살이 찐다는 것. 서민정은 “운동은 열심히만 하면 되니까 미국 엄마들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정은 힘든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짐을 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미국에 와서는 더 많이 웃었는데 영어를 잘 몰라 소통이 안 되니까 서툰 언어대신 웃음으로 넘겼던 것. 그런데 이 웃음이 상처로 다가온 때가 있었다.

3년 전, 서민정의 앞에서 딸이 갑자기 눈물을 터트렸다. 서민정이 계속 웃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딸에게 이상하다고 말한 것. 그 말은 들은 서민정은 학교에서 딸을 보고도 웃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다 딸이 웃어도 된다고 안심시켜준 후에야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온 서민정은 ‘서장금’의 솜씨를 발휘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처럼 15분 타이머를 맞추고 요리하는 등 혼자서도 발랄했다. 한국 음식 냄새가 날까 아침과 점심을 잘 먹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저녁만큼은 푸짐하게 차렸다.

/사진=JTBC/사진=JTBC


‘이방인’은 꿈, 사랑, 일 등 각기 다른 이유로 타국으로 간 이방인의 일상과 타향에서 겪게 되는 외로움과 갈등, 따가운 시선 등 쉽지 만은 않았던 정착기를 진솔하고 유쾌하게 담아내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MBC에서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등을 연출한 황교진 PD는 JTBC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이방인’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듦이 있는 타향살이를 어떤 끈기와 열정으로 극복해나가는 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사람사는 이야기’에 초점을 둔만큼, 이날 방송에서는 두 가족이 평소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온전히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똑같은 미국에 터를 잡았지만 추신수와 서민정은 직업에 따라 가족구성원에 따라 다른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인 외국에서의 생활이 마냥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추신수는 직업 때문에 1년에 200일 이상은 가족과 떨어져 있는 상황을, 서민정은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외로웠던 생활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들이 타향살이를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곁을 지켜주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 그 나라의 현실에 맞게 적응하며 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은 한국에서 보여주는 가족예능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다음 주부터는 두 가족에 이어 천재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합류한다. 앞서 기혼자의 모습만 보여줬던 만큼 세계를 누비는 싱글남의 라이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모인다.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방송.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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