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델만을 위해 전사 차원에서 꾸린 테스크포스팀(TFT)의 힘일까.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신형 벨로스터가 확 달라졌다. 외관이야 원래부터 ‘너무 튄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현대차(005380)는 벨로스터만의 DNA를 유지하면서도 차체를 낮추고 무게중심을 살짝 뒤로 이동시켜 날렵한 이미지를 키웠다.
주목한 만한 부분은 주행성능이다. 지난 28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신형 벨로스터를 몰아 보니 “외관에 걸맞은 운전의 재미를 구현하는 데 가장 중점을 뒀다”는 벨로스터 개발팀의 설명이 이해가 갔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자 슈퍼카에 견줄 만큼은 아니지만 차체가 살짝 떨리고 배기음도 커진다. 가상 엔진음이지만 달리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로 그럴 듯하다.
이전 모델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가속력. 직선 구간에서 살짝 멈춘 후 가속페달을 꾹 밟으니 몸이 뒤로 젖혀지며 시속 160㎞ 언저리까지 도달한다. 감마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를 탑재한 시승차의 상세 제원은 내년 1월 출시 시점에 공개된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얹은 ‘아반떼 스포츠’(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m)과 비교하면 확실히 초반 가속력이 좋다는 느낌이다. 1,500rpm 부근에서 최대 토크가 발휘되도록 엔진을 설정해 놓은 덕분이다. 작은 차체에 낮은 무게중심,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급격한 코너도 무리 없이 빠져 나온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모니터에서 차량의 순간 토크와 가속도, 터보 부스터압 등 퍼포먼스 게이지를 실시간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것도 새롭다.
분명 신형 벨로스터는 톡톡 튀면서도 잘 달리는 매력적인 차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실내 인테리어를 조금 더 고급스럽게 가져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2열 공간을 1세대 모델보다 키웠다고는 하지만 키 182㎝의 동승자가 앉으니 천정에 머리가 닿아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인제(강원도)=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