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KTB證 경영권 분쟁에도 '김승유 그림자'

●권성문 회장-이병철 부회장 알력 다툼

김승유와 인연 깊은 李 부회장

지분 늘리며 權회장과 마찰

'權회장 험담' 제보도 잇따라

갈등 봉합에도 분쟁 재점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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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투자증권의 권성문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 간 경영권 다툼에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4일 오후 늦게 긴급 임시 이사회를 열어 회사의 미래 경영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이병철 부회장의 거취 논란에 대한 안건은 상정되지 않아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권성문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의 경영권 갈등에 대해 이사진 간에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분쟁이 언제든지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이사회는 권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임주재 사외이사(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가 경영현황 점검을 이유로 소집을 요청하며 열렸다. 하지만 권 회장과 이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긴급 이사회 개최의 이유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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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회장은 지난해 증권업계의 경험이 전혀 없는 부동산 전문가인 이 부회장을 KTB투자증권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를 두고 당시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 영입이 결국 김승유 전 회장의 합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한때 KTB투자증권 매각을 시도한 바 있는 권 회장이 중장기적으로 KTB투자증권의 경영권을 김승유 회장에게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김 전 회장이 KTB투자증권을 디딤돌로 금융계에 복귀할 것이라는 분석과 상속을 고려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부회장과 김 전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인연이 깊다. 2004년 이 부회장이 대표로 있던 다올부동산신탁은 하나은행이 지분참여를 했고 2010년 하나금융에 인수됐다. 이후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 그룹장으로 영입돼 부동산 사업을 진행했다가 김 전 회장이 물러나며 퇴사했다.

냉각캔 사건 이후 은둔하던 권 회장 입장에서는 KTB투자증권을 키우기 위해 상징적 인물이 필요했고 김 전 회장은 금융계 복귀를 위해 KTB가 필요했다. 중간에 이 부회장이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김 전 회장이 KTB투자증권에 입사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관계가 묘하게 틀어졌다. 이후 KTB투자증권 내에서 권 회장에 대한 비위 제보가 끊이지 않으며 조직 내 알력이 시작된 것으로 보였다. 실제 지난해 10월 KTB투자증권 내부 관계자가 권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제보했으나 당시에는 무혐의 처리됐다. 이후 올해 2월에도 비슷한 내용의 제보가 있었는데 구체적인 자료가 더해져 3월 금융감독원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또 8월에는 권 회장이 자신 소유의 회사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폭로되고 금감원이 횡령·배임 혐의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폭로 주체가 누구냐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김 전 회장 측근은 “KTB에 합류하지 않기로 한 만큼 김 전 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취임 이후 올해 꾸준히 장내에서 KTB투자증권 지분을 사들여 8월 현재 14%(98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권 회장(21.96%)에 이은 2대 주주다. 증권가에서는 이 부회장 측이 권 회장의 일선 퇴진을 요구하고 권 회장은 이 부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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