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연기 철학과 사랑, 그리고 배우 양세종이 아닌 인간 양세종의 모습까지. 가감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양세종과의 시간은 웃음이 가득한, 참으로 ‘그레잇’한 인터뷰였다.
Q. 양세종씨의 대표적인 수식어가 바로 ‘괴물신인’인데, 정작 양세종 본인은 ‘괴물신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겸손해서 ‘괴물신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주위에 진짜 괴물들을 많이 보았다. 진짜 ‘괴물신인’이 곧 나올 것이고, 그 분이 진짜 강타할 거 같다. 대본을 주면 5분 만에 다섯 가지의 인물을 만들어 낸다. 그런 사람도 있는데, 제가 어찌 감히 ‘괴물신인’이라고 말하겠는가. 그런 사람이 진짜 괴물이다.
Q. 어찌됐든 이제 막 데뷔한 ‘배우 양세종’을 원하는 곳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인기의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솔직히 이유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다만 올해 제가 해왔던 행동을 되돌아보면, 그저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 했다.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거 아니냐. 언제 죽을지 모르기에 ‘오늘 하루 주어진 것에 대해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잘 행하자’라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는 연기에, 인터뷰 할 때는 인터뷰에, 사람을 만날 때에는 상대방에,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중요한 것을 잘 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Q. 열심히 일하는 건 좋은데, 그렇게 하면 지치거나 피곤함을 느낄 것 같다. 특별한 체력관리 비법이라도 있는가?
체력 관리 비법은 없다. 그래서 한 번은 샤워를 하는데 코피가 나더라. ‘낭만닥터 김사부’를 찍을 때였던 것 같다. 원래 코피라는 것이 어느정도 나오다가 그치는데, 그 날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코피가 ‘콸콸콸’ 주체 없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렇게 코피를 흘리고 나니 그날 머리가 시원하더라. 아무래도 그때 뭐가 쌓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틀 뒤 똑같이 코피가 났다. 그날은 핑 돌았다. 다행히도 그 뒤로는 그런 건 없는데, 주위에서 ‘너는 체력이 좋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정신력이 강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 정신력이 비정상적으로 좋은 것 같다고.
Q. 그렇게 일하다보면 힘들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가?
사실 작품이 힘든 건 없었다. 만드는 과정이 힘들 뿐이지. 골방작업으로 골방에 혼자서 대본을 분석하고 하는 것은 우울하고 외롭지만, 정작 현장에 가면 좋다. 상대배우의 기운을 받을 뿐 아니라 스텝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행복하다. 정말 좋다.
Q. 2017년을 바쁘게 달려왔다. 중간에 쉴 수도 있었는데, 굳이 계속 달려간 이유가 있었나?
저도 사람인지라 쉬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작품을 보면 심장이 뛰고 결국 또 자연스럽게 연기를 선택하게 된다. 사실 ‘사랑의 온도’가 끝나고 난 뒤 ‘쉬자’는 마음과 ‘일하자’는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데, 만약 제 심장을 뛰게 만드는 작품이 있다면 주저 없이 달려들 것 같다.
Q. 연기를 하지 않는 청년 양세종의 일상은 어떠한가.
쉬는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블루투스를 연결하고 음악을 틀어놓고 샤워를 하는데 집중을 한다. 아주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신경 써서 클렌징을 한다. 그 다음에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복장을 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러고 나면 걷는다. 걷다가 헬스장으로 향해서 운동을 열심히 한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양의 의미이다. 그리고 집에 와서 낮잠을 자고 일어난 뒤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그분에게 집중한다. 저녁을 먹은 이후 영화관으로 향한 뒤 충동적으로 끌리는 영화를 본다. 영화를 보고 나면 와인샵으로 가서 와인을 하고, 다시 집에 와서 영화와 함께 와인을 즐긴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면 새벽 1시 반이 되는데, 그러면 또 다시 제일 편안한 복장을 한 뒤 목적지 없이 동네 산책에 나선다.(웃음)
Q. 때로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 제가 꼭 하는 말이 있다. ‘취소 퉤퉤퉤, 좋은 일이 생길거야’ 이 말을 만나는 사람마다, 혹은 좋지 않은 일이 생겨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주문처럼 외우라고 말해준다. ‘취소 퉤퉤퉤’ 분명히 좋은 일이 생길 거다.
Q. 하고 싶은 연기가 있는가.
그냥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는다. ‘아 특정한 역할을 하고 싶다!’이건 없다. 내가 90살 까지 산다고 해도 죽기 전까지 못할 인물이 너무 많다. 그렇기에 제안을 두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다.
Q. 꿈이 무엇인가.
저는 꿈이 없다.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웃음) 많은 이들이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 물어보시는 데 그럴 때마다 저는 ‘주어진 것을 잘 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게 제 삶의 모토이다. 바람이 하나 있다면 그저 행복해지고 싶다. 배부른 소리라고 느낄 수 있는데, 양세종이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