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외국인 매도 공세에 활기 잃은 코스피

10거래일간 2조3,000억 팔아치워

상승 부담감 등에 차익실현 랠리

내달 실적시즌까지 찬바람 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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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10일 동안에만 2조원 이상을 팔아치우면서 코스피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의 상승에 대한 부담감에 미국으로의 자금 이동, 환율 요인까지 더해져 이들의 차익 실현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소강상태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시 찾아올 실적 시즌까지 증시에도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2조2,7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005930)(1조4,440억원), KODEX200(2,525억원), SK하이닉스(000660)(2,165억원), 삼성전자우(1,556억원), LG유플러스(032640)(1,131억원), 현대모비스(1,121억원) 순이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200을 팔아치운 것은 외국인들의 코스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당분간은 우세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가의 차익 실현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투자가들이 연말 결산(북클로징)에 나서는 시기인데다 그동안 지수가 많이 오르면서 차익 실현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삼성중공업 이슈 등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코스피가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세제 개혁 등 정책 모멘텀으로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그동안 상승률이 높았던 아시아 증시에서의 차익 실현이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밖에 환율도 외국인 차익 실현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달러 표시 기준 35%, 원화 기준 22%”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외국인의 차익 실현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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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 실현과 함께 포트폴리오 조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거래일간 외국인투자가들은 두산밥캣(241560)(1,209억원), LG화학(051910)(1,204억원), LG전자(066570)(1,034억원), 엔씨소프트(959억원), POSCO(90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상승장에서 외국인들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종목들이다.

외국인들의 빈자리는 기관투자가들이 채워주고 있다. 10일간 외국인들이 2조2,771억원을 파는 사이 기관투자가는 1조9,46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코스피에서 1,000억원대를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 활발히 사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윤서 연구원은 “기관투자가·개인투자자 중심의 증시는 코스피보다 코스닥과 내수주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다시 돌아오는 시기는 이르면 12~1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 늦으면 다음달 4·4분기 실적 시즌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긍정적인 경제성장률, 물가 전망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전후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내년 1월 중순이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잠정 실적이 발표되면서 실적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라고 제시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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