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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종현 유서 공개에...누리꾼들 "상담한 의사에 문제 있어" 비 판

故 종현 유서 공개에...누리꾼들 “상담한 의사에 문제 있어” 비 판故 종현 유서 공개에...누리꾼들 “상담한 의사에 문제 있어” 비 판




샤이니 종현의 유서가 공개되면서 그를 담당했던 의사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19일 故 종현의 지인인 디어클라우드의 보컬 나인은,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종현의 유서 전문을 게재했다.

나인은 “지금도 이 글을 올리는 게 맞는 건지 겁도 나지만 종현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립니다. 분명 저에게 맡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논란이 있을 거란 걱정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예상하고 저에게 부탁했을 거란 생각에 제가 종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라고 전했다.

공개된 유서는 종현이 아주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려 왔음을 짐작케 한다. 특히 그는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말이 듣고 싶었나요? ”라며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성격을 탓할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등의 구절로 자신을 상담한 의사에 대한 원망을 내비치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신과 의사들 함량미달 많다. 좋은 상담자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안타깝다.”,“우울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너무 공감되는 유서라 안타까울 뿐이에요.”,“종현 말을 듣던 사람이 그의 말대로 수고했다고 말해줬음 어땠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다음은 나인이 공개한 故 종현 유서 전문.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 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워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태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 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눈치채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 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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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죽느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 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말이 듣고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성격을 탓할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으라고 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수백 번 물어봐도 날 위해서는 아니다. 널 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 되는 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 있는 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 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 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서경스타 김상민기자 ksm3835@sedaily.com

김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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