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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국가안보전략 발표]안보문제서 한미 시각차 뚜렷…文정부 대외전략 차질 불가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19일(현지시간) 신안보전략을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에도 적지 않은 여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국가안보전략은 중국과의 대결 구도를 바탕에 깔고 있어 최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모처럼 양국 관계 복원을 본격화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과 연립하기 어렵게 됐다.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 복원과 북방경제정책 차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구상 등에 협력하기로 한 상태다. 아울러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안보전략을 공개하면서 중국을 ‘경쟁국’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가주도 경제모델을 확장하며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지역 질서를 재편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개방적이고 고도화된 통상질서를 구축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는 온도 차가 확연해지는 대목이다. 안보 문제에서도 한미 간 시각차가 한층 뚜렷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일본과 미사일방어(MD)에 대해 협력해 지역방어능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한국의 미국 MD 체제 편입에 반대해온 중국은 물론이고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을 준비해온 우리 정부의 입장과도 상충되는 전략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일 간 MD 협력 희망이 3국 간 군사동맹이나 군사협력 논리로 확장될 경우 한일 간 군사동맹에 선을 긋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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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들은 미국 신안보전략의 진의와 영향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면서 최소한 대북정책에서는 양국 간 기조가 같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압도적인 힘’으로 북한의 침략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거나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할 옵션’을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대목에 대한 해석이다. 이는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강도로 제재와 압박을 높여 북한이 대화와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원칙과 일치한다는 것이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19일 기자들과 만나 신안보전략이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는 국제사회의 입장과 같은 방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제재와 압박의 방법을 놓고 ‘평화적 해법’을 강조한 반면 이번 신안보전략에서는 ‘비핵화 강제 옵션 향상’이 평화적인 방법인지 군사적인 방법인지에 대해 구체화하지 않았다. 더구나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신안보전략의 초점이 본토 방어에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준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과 핵탄두 개발을 완성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평화적 옵션 이외의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우려하게 하는 대목이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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