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토요워치] 가상화폐로도 기부하는 시대 열리나

포항 지진 성금으로 국내 첫 사례 등장

정부 화폐 불인정 방침에 추가 없을 듯

국내에서 처음 가상화폐 기부가 등장했지만 정부가 이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당분간은 한바탕 소동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스트는 포항지진 이재민을 돕기 위해 약 1,000만원에 해당하는 가상화폐 퀀텀을 기부했다. 익명의 일반인도 1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기부금으로 냈다. 당시 기부는 코인베스트가 희망브리지에 먼저 제안해 이뤄졌으며 기부를 위해 코인베스트는 가상화폐 지갑주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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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시세가 달라지는 가상화폐를 기부금으로 제안받은 적은 처음이라 희망브리지는 기부를 받아들일지, 받는다면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야 했다. 결론은 현금과 물품 등 전통적 방식에만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공공성을 지키자는 쪽으로 기울었다. 가상화폐를 기부금으로 받되 곧바로 환전해 시세차익을 누리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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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브리지가 퀀텀을 기부받을 당시인 11월 중순 퀀텀의 시세는 1퀀텀당 1만5,000원선이었지만 한 달 만에 500% 올라 7만6,000원대로 올라섰다. 기부금 1,000만원이 5,000만원으로 불어날 수 있었던 셈이다.

해외에서는 가상화폐 기부가 편리성을 이유로 3년 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에 등장한 도지코인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을 후원하고 케냐에 우물을 건설하기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등 다수의 기부를 진행하고 있다. 국경이 없는 화폐인 만큼 전 세계에서 손쉽게 기부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도 비트코인으로 기부를 받으면서 한 달 만에 약 25억원을 모았다. 위키리크스는 익명의 기부를 원하는 사람에게 가상화폐 기부가 좋은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이 같은 모금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정부가 가상화폐의 거래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확정하면서 가상화폐 기부는 당분간 코인베스트가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희망브리지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환전할 때만 해도 정부의 가상화폐 금지 방침이 공식적으로 나오기 전이었다”면서 “정부의 금지 방침에 따라 가상화폐를 기부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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