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5년 만에 미국 인텔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사 자리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 예비조사 결과 삼성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14.6%로 13.8%를 기록한 인텔을 앞섰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가트너 조사에서 지난 2016년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1.7%와 14.8%였다. 인텔이 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1992년 이래 처음이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6.3%로 3위를 차지해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올랐다.
반도체 수요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전환된 것이 승패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가트너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4,197억달러(약 446조원)로 전년 대비 22% 성장한 데는 스마트폰용 반도체인 낸드플래시와 D램의 공급부족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17%, 44%씩 증가하면서 이들 분야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자의 매출은 전년 대비 52.6% 성장한 반면 PC용 반도체에 집중하는 인텔의 매출은 6.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가트너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 확대 및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합병(M&A) 시도 등으로 언제든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