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TV 프로그램 ‘까칠남녀’가 성소수자 특집을 내보낸 후 일부 학부모들이 이에 반발해 EBS 사옥 로비를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5일 EBS와 일부 학부모의 제보에 따르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학부모 10여 명이 이날 경기도 일산 EBS 사옥 밖에서 항의 시위를 하던 중 오후 1시 40분께 로비로 들어왔다.
학부모들은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2부가 방송된 이달 1일부터 이달 말까지 경찰에 집회신고를 하고 사옥 밖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으나 사전에 신고가 되지 않은 사옥 내까지 진입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에 EBS는 경찰을 불렀으나 대치 상태는 오후 5시께까지 계속됐다. 일부 학부모는 로비를 점거하고 바닥에 드러누워 항의했다. 그러나 경찰이 4시 30분까지 퇴거 명령을 내렸고, EBS가 오는 8일 학부모들과 면담하기로 약속하면서 해산했다.
앞서 EBS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1일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을 2회에 걸쳐 방송하면서 그동안 쉬쉬해오던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를 전면적으로 다뤘다.
방송 후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은 EBS 사옥 앞에서의 집회를 예고했으며,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제작진을 응원하는 목소리와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뒤섞였다.
제작진은 “이슈를 다뤘다는 자체만으로 욕하고, 방송 자체를 원천봉쇄하려는 시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학부모는 “성소수자들이 교육방송에 교복을 입고 나와 ‘동성욕’을 부추기는 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EBS 측은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은 끝났고, 앞으로는 다른 아이템이 방송될 것이라 편성 등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EBS1 ‘까칠남녀’ 방송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