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러시아 야권 인사가 대선에 입후보하려는 법정 싸움에서 또다시 졌다.
러시아 대법원은 6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로 등록할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알렉세이 나발니(41)의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달 나발니는 자신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무효로 해달라고 대법원에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발니는 대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이달 3일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또다시 중앙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나발니 측은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등록 거부를 뒤집기 위한 법적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나발니의 법률 대리인 이반 즈다노프 변호사는 “대법원 최고심의기구와 헌법재판소에도 대법원 이번 기각 결정에 다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25일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나발니가 제출한 대선 후보 등록서류를 검토한 뒤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그의 횡령죄를 이유로 등록을 거부했다.
나발니는 2009년 키로프주(州) 주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주정부 산하 산림 벌채 및 목재 가공 기업 소유의 목재 제품 1천600만루블(당시 환율로 약 5억6천만원) 어치를 빼돌려 유용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그에게 5년 징역형에 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나발니는 그러나 유죄판결이 정략적 판결이었을 뿐만 아니라, 헌법상 징역형을 사는 사람만 대선에 출마할 수 없고 자신은 집행유예 상태여서 입후보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변호사 출신 반부패 운동가에서 대표적 야권 정치지도자로 변신한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한 내년 대선에서 그나마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