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 맨부커상(2014년)을 수상한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57·사진)의 대표작 두 편이 한국에서 10일 출간됐다.
문학동네는 플래너건의 맨부커 수상작인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과 영연방 작가상 수상작인 ‘굴드의 물고기 책’을 동시 출간했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태국-미얀마 간 철도 건설 현장에서 살아남은 전쟁 포로인 외과 의사 도리고의 이야기다. ‘죽음의 철도’로 불린 미얀마 철도는 일본군이 인도네시아를 점령하고자 만든 길이 415㎞의 철도로, 군인과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건설됐다. 작가는 실제로 일본군 전쟁포로로 이 철도 건설 현장에 동원된 아버지의 기억을 되살려 이 소설을 썼다.
‘굴드의 물고기 책’ 역시 작가의 역사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윌리엄 뷜로 굴드라는 화가를 중심으로 19세기 영국 식민지이자 유형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의 잔인한 현실과 몽환적 기억을 소설로 재구성했다. 소설의 주인공인 굴드는 실존 인물로, 태즈메이니아에 유배돼 물고기 화첩을 남겼다. 이 그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01년 출간 당시 “독창적이고 도발적이며 수상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이듬해 앨리스 먼로, 이언 매큐언, 네이딘 고디머 등 쟁쟁한 작가들을 제치고 영연방 작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