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박람회(CES) 2018 현장에서 찾은 구글 전시관. CES에 첫 독립 부스를 낸 구글은 ‘전 세계에 확산하는 구글 시티’라는 야심을 대놓고 드러냈다. 제조 기술 하나 없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무기로 셀 수 없이 많은 기기와 브랜드 속에 침투해 있었던 것.
구글은 이번 CES를 시작으로 사람이 접하는 모든 기기와 공간에 구글 AI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본격화했다. ‘헤이, 구글’이라는 말 한마디로 도시 전체와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열겠다는 포부다.
구글의 구상은 이미 상당 부분 현실화한 것으로 보였다. 스마트폰·자동차·스피커·TV·냉장고·밥솥·조명 등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수많은 기기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상태였다. LG전자를 비롯해 소니·화웨이·애플 등 전 세계 소비자와 두터운 접점을 보유한 업체들이 내놓은 제품들이다. 사람이 발 딛는 곳 어디든 구글과 아마존의 영향력이 미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향후 구글의 영향력은 가정과 사무실을 넘어서 도시 전체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지하철·택시 등 교통수단과 결합한 구글은 도시 어느 곳에서든 음성 명령만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구글은 이미 폭스바겐·볼보·현대차·크라이슬러 등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고위 임원은 “구글이 구글 시티로 막대한 고객 데이터를 쌓으면서 그야말로 괴물이 될 것”이라며 “제조업체와의 협업뿐만 아니라 도시 계획, 기업 마케팅, 광고 등 수많은 분야에서 구글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