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등에 최적화된 ‘2세대 8GB HBM2(고대역폭 메모리)’ D램 아쿠아볼트(Aquabolt·사진)를 양산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제품은 데이터 처리를 위한 D램의 일종으로 처리 속도가 월등히 빠른 게 강점이다. 풀HD 영화(약 5GB) 61편 분량인 307GB의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다. 이는 기존 고성능 그래픽 D램(8Gb GDDR5, 8Gbps)의 초당 데이터 전송량인 32GB보다 9.6배 빠르다. 그래서 AI 솔루션용 슈퍼컴퓨터나 네트워크·그래픽카드 등에 주로 쓰인다. 전 세계 반도체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양산에 돌입한 아쿠아볼트는 1개의 버퍼칩 위에 8Gb 칩을 8단 적층한 패키지”라며 “‘신호전송 최적화 설계’와 ‘발열 제어’ 등 핵심기술을 적용해 업계 최초로 2.4Gbps의 동작 속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쿠아볼트라는 브랜드명도 인간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물(Aqua)’과 번개처럼 빠르다는 의미인 ‘볼트(Bolt)’의 합성어”라며 “독자 브랜드화를 통해 제품의 기술적 차별성을 부각하고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전했다.
특히 한 시스템에 2.4Gbps 8GB 패키지 4개를 탑재하면 최대 초당 1.2T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삼성이 출시한 1세대 HBM인 1.6Gbps 기반 시스템의 0.82TB와 견주면 성능이 최대 50%까지 개선됐다고 보면 된다. 제품의 패키지 아래에 얇은 보호막을 추가해 외부 충격에 강하게 만든 것도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양산을 통해 슈퍼컴퓨터 및 그래픽카드 등 프리미엄 HBM2 D램 시장을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앞으로 슈퍼컴퓨터 제작업체, AI 전용 솔루션 개발업체, 그래픽업체 등과 차세대 시스템 관련 기술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HBM2 D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나간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