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삼성중공업(010140) 사장이 “올해 82억달러를 수주하고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턴어라운드 하겠다”며 “업황이 최악이던 2016년보다 상황이 좋아 유상증자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사장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이 같은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남 사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하며 오일 메이저 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인 50달러에서 안정화되고 있다”며 “환경규제에 따라 신규 선박 수주가 늘고 있어 전체 조선 업황이 개선된다는 것에 글로벌 연구기관과 업계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2017년 4,900억원, 올해 2,400억원의 영업손실 전망을 발표했다. 2016년 최악의 업황 속에서 수주한 물량이 5억달러(7척)에 불과해 일감이 부족한 데 비해 고정비를 계속해서 지출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올해 5월 1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난관을 극복한다는 목표다. 유상증자를 성공해 차입금 등을 상환하면 부채비율이 낮아져 업황 개선에 따라 늘어날 수주시장에서 경쟁력도 함께 높아진다.
남 사장은 “2016년도에 상황이 지금보다 나빴지만 유상증자에 성공했다”며 “(주주사인 삼성전자 등) 개별 회사들이 결정할 일이지만 상황은 좋아지고 있고 실패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적자가 예상되지만 내년 업황 회복을 믿고 유상증자에 참여해달라는 호소다.
삼성중공업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올해부터 대리급 이하 사원들도 동의하에 임금반납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한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인원은 정해놓지 않고 상시적으로 구조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에 지원도 호소했다. 최근 유상증자 발표는 빨라지고 있는 채권단과 시중은행의 대출금 회수와 차입금 연장 불확실성 등에 따른 것이다. 남 사장은 “조선산업이 고용도 많고 우리가 국가와 지역 경쟁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실적 개선을 믿고) 대출금 회수 속도와 선수급환급보증(RG) 지원을 원활하게 해주면 회사가 정상화하는데 상당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남 사장은 일각에서 나오는 삼성엔지니어링, 대우조선해양 등과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그럴 여력도 없고 계획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