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KB사외이사 3명 사임…노동이사제 현실화되나

최영휘·이병남·김유니스경희 물러나기로

공석 틈타 노조 추천 가능성

KB금융지주 사외이사 3명이 오는 3월 임기 만료 시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 인해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세 자리가 공석이 돼 큰 폭의 변화를 맞게 됐다. 이에 따라 KB 노조가 요구하는 노조 추천 이사 도입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이날 개최한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서 최영휘 이사회 의장과 이병남·김유니스경희 등 3명의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중임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3명의 사외이사는 1년 연임된다.


최 의장을 비롯해 유석렬·이병남·한종수·김유니스경희·박재하 사외이사는 지난 2014년 ‘KB 사태’ 후폭풍으로 사외이사 전원이 퇴진한 뒤 2015년 3월 함께 선임됐고 올해 3월23일 세 번째 임기 만료를 맞는다.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는 지난해 따로 선임돼 임기가 내년까지다.

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의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교차 선임을 통한 사외이사 임기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하고 이를 위해 적정 수의 사외이사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KB금융은 이날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를 확정하고 사추위원의 투표를 통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위원을 선정하는 등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사추위는 향후 사외이사 후보자들에 대한 인선자문위원의 평가 결과 집계, 평판 조회, 자격 검증 등을 위해 세 차례 더 개최되며 다음달까지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후보자가 법률에서 정한 결격 사유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사외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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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는 ‘후보군 구성-후보군 평가-후보 추천’의 3단계로 이뤄지며 금융당국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각 단계별로 주체를 엄격히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2회 상시 관리하는 사외이사 후보군은 주주와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통해 구성된다. 특히 KB금융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라면 누구라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이병남·박재하·김유니스경희 이사가 선임됐다.

KB금융은 사외이사 후보군을 금융경영, 재무, 회계, 법률·규제, 리스크 관리, 인적자원(HR), 정보기술(IT), 소비자 보호 총 8개 전문 분야로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12명이다. 사임을 표한 최 의장은 금융경영, 김유니스경희 교수는 법률·규제, 이병남 이사는 HR가 전문 분야다.

관건은 노조가 올 3월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추진하는 게 미치는 영향이다. 금융위원회의 민간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지난달 민간 금융회사들에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KB 노조는 지난해 11월 하승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데 이어 올 3월에는 복수의 후보자를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지난번 노조의 손을 들어준 바 있어 빈자리를 노조 추천 이사로 채우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은 KB금융은 지난번 압도적으로 부결이 났는데 공석이 많아진 만큼 변수가 많을 것으로 보이며 만약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경영 마찰도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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