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잘돼야 임금을 올려줘도 마음이 편하죠. 요즘 장사가 안 되니까 짜증이 나요.” (서울 관악구 A김밥집 종업원)
“최저임금 인상 지원이 일시적인 건가요. 장기적으로 계획을 갖고 계신 건가요.” (관악구 B마트 점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8일 소상공인들의 민생탐방을 하다가 진땀을 뺐다. 최저임금 인상,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 등을 설명하던 중 현장의 영세 상인 및 근로자들로부터 송곳 비판을 듣고 장황하게 해명을 해야 했다.
장 실장이 쓴소리 소나기를 맞은 곳은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의 상점가 일대였다. 첫 방문 점포였던 A김밥집에서 장 실장이 들은 첫마디는 “바쁘니 간단하게 이야기하라”는 종업원의 냉대였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올라가야 국민들이 소비에 쓸 돈이 생긴다는 취지로 장 실장이 설명하자 종업원은 “장사가 잘돼야 임금을 받는 게 편하다. 지금 장사가 안 돼서 문 닫는 사람도 많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어 장 실장이 올해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분 중 최대 13만원씩을 신청하면 정부가 ‘일자리안정기금’으로 지원해준다고 소개하자 종업원은 “안다”면서도 “신청을 하면 뭐가 따르는 게 있겠죠. 그냥 신청한다고 다 주는 게 아니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서 찾아간 인근 C정육점에서 장 실장은 매출액 3억원까지는 0.8%였던 카드수수료를 0.5%로 내린다며 약 2~3%의 인건비 인상분만큼을 카드수수료 인하로 덜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에 C점포 상인이 “체크카드 같은 경우 고객이 결제를 위해 쓰시면 결제액이 고객 본인의 통장에서는 바로 빠져나가는데 저희 소상공인한테는 고객 통장에서 빠진 결제액이 이틀에서 삼일 있다가 지불된다”고 지적했다.
이후 방문한 D음식점에서는 점포 관계자가 “최저임금 관련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에 대해 문턱이 낮춰졌으면 한다”며 “문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이런저런 고언을 들은 장 실장은 “체크카드 수수료는, 이건 반드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최소한 (카드결제액이 소상공인에게 입금되는) 지불 기간이라도 단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기간에 대해서는 “가을에 국회에서 다시 협의해 사업자들에게 내년에도 일부 지원되도록 해보려고 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