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거실의 사자] 인간을 '간택'한 고양이, 비결을 분석하다

■애비게일 터커 지음, 마티 펴냄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1,000만 정도이고 그중 애묘인구는 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애견인구에 비하면 절반 이하지만 증가속도는 빠르다. 2015년 정부 발표 기준으로 반려견은 512만 마리, 반려묘는 189마리 수준이다. 게다가 청와대에는 버려진 길냥이에서 퍼스트캣으로 신분 급상승한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묘 ‘찡찡이’가 살고 있다.

신간 ‘거실의 사자’를 읽고서 왜 고양이 얘기냐 할 지 모른다. 이 책의 부제는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즉 인간의 삶을 주요 공간인 ‘거실’을 차지한 ‘사자같은’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복종하지도 않고 닭처럼 맛있는 알을 낳지도 않으며 소·돼지처럼 제 살을 먹게 하지도, 말처럼 사람을 태워 나르지도 않는다. 엄밀히 따져 가축이 아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왜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됐을까. 자연과학 분야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인간을 간택한 고양이”라고 정리했다. 사실 고양이는, 특히 몸집이 큰 고양잇과 동물과 인간은 고기를 놓고 다투는 경쟁관계였다. 그러나 인간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 주변을 맴돌던 고양이가 스스로 가축화를 택했다는 게 저자와 그가 만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간의 삶으로 침투하듯 파고들어 안정적으로 먹이를 얻고 더 나은 상대와 짝짓기를 하며 번성한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고양이는 개와 달리 제 발로 살 집을 찾아들어 스미듯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경우가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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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열광하는 많은 이들 못지 않게 고양이를 혐오하고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과거 고양이는 흑마술, 마녀 등과 연관돼 신비롭지만 부정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다. 최근에는 고양이가 퍼뜨리는 흔한 질병인 톡소플라스마병이 인간 뇌 조직에 들끓으며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 때문에 고양이에 대한 애증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저자 자신이 지독한 애묘인이다. 고양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논리적·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글에서 진정성이 묻어난다. 1만6,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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