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가상화폐는 돈 아냐"…다보스 리더들의 경고

불확실성·변동성 위험 강조

메이 "범죄 악용 우려 커 제한"

헤지펀드 거물 소로스 "거품"

각국 정부·은행 규제 움직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첫 일정으로 메이 총리를 만나 두 정상 간의 불화설에 대해 ‘거짓 루머’라고 일축하고 연내 영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다보스=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첫 일정으로 메이 총리를 만나 두 정상 간의 불화설에 대해 ‘거짓 루머’라고 일축하고 연내 영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다보스=AP연합뉴스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주요 리더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쏟아냈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대한 경계 속에 각국 정부와 은행들도 규제의 고삐를 한층 조이고 나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5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규제를 심각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가 사용될 수 있는 방식을 볼 때 특히 범죄자들에게 이용될 수 있다”며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규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익명으로 이전되는 가상화폐의 특성상 범죄 노출 우려를 지우기 힘들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이날 가상화폐에 관해 벌어진 논의에 참석해 “정말 영리한 기술이지만 영구적으로 살아남기는 힘들다”며 “우리는 비트코인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미있는 실험이기는 하지만 화폐로서의 가치에 대해서는 우려된다”면서 “비트코인은 이기적인 통화”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의 세실리아 싱슬레위 부총재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너무 불확실해서 돈으로 정의하기 어렵다”면서 “돈이라 부르는 범주에는 넣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싱슬레위 부총재는 스웨덴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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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계의 거물’인 조지 소로스도 “가상화폐는 전형적인 거품(bubble)”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안정적인 가치 저장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화폐가 아니다”라면서도 권위주의 국가나 독재 국가에서 비트코인 등을 비상금 저축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나의 가장 큰 관심은 가상화폐”라며 “어떤 가상화폐도 불법적 활동에 사용되면 안 된다. 미국이 은행처럼 이를 규제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일부 은행 및 신용카드사들이 가상화폐에 대한 카드 결제를 막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캐피털원파이낸셜은 높은 변동성에 따른 손실 우려와 사기 피해 가능성을 이유로 자사가 발행한 신용카드로 고객들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가상화폐에 대한 카드 결제를 허용하는 기존 정책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보스=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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