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내 통합찬성파와 반대파가 29일 각자의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전날 반대파의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완전히 당이 쪼개진 듯한 모습이다.
우선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통합찬성파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과 함께 통합추진위원회 첫 확대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는 안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동시에 참석해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할 예정이다. 내달 초 각 당 전대가 끝나면 통추위 논의내용을 바탕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통합신당의 창당 결의대회를 열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동시에 반대파에 대해서는 전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179명을 무더기로 징계했었다. 이날은 반대파 의원 지역구에서 당비대납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발언에서 반대파를 향해 “구태의 마지막 그림자”라고 비판했다.
반면 통합반대파를 중심으로 구성된 민평당 창준위 역시 이날 중앙위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여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통합안 의결을 위한 ‘2·4 전당대회’ 저지하는 활동을 이어간다. 다음달 1일 전국 5개 시도당 창당대회를 열고 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하는 등 별도의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동시에 안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정당에는 맹비난을 이어갔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전날 징계를 보며 안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이성을 가졌는지 생각했다. 당원권 정지를 받은 것은 저에게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소금을 뿌리려고 징계를 한 것이다. 그런 밴댕이 속으로 무슨 정치를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창준위 회의에서는 “안 대표가 당비대납 문제를 제기하는데,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 공지를 보내는 데 쓴 돈부터 밝혀달라”라고 응수했다.
이처럼 양측이 극한 대립 속에 분당 절차를 예정대로 밟아가는 모양새지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 일단 반대파가 제기한 전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전대 구도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아직 거취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중립파’ 의원들이 어느 쪽으로 힘을 실을지에도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