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분단국 키프로스의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주의 성향의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키프로스공화국 내무부는 4일 밤(현지시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 개표 결과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71) 대통령이 56%를 득표해 당선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대선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이번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결선투표에서 맞붙은 무소속 스타브로스 말라스(50) 후보는 공산주의 야당 ‘사회당’(AKEL)의 지지를 받았으나 44%를 얻는 데 그쳤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터키계 북(北)키프로스와 통일 협상에서 실패하고, 터키군 철수에도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해 대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13년 취임 당시 붕괴 수준이었던 경제가 차츰 회복되면서 보수 진영이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 통일협상을 재개하겠다고 공약했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그리스계와 터키계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갈등을 빚었다.
1974년 그리스와 가까운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키프로스 섬을 침공해 북부를 점령,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이런 연유로 남쪽의 키프로스공화국과 북쪽의 북키프로스 튀르크 공화국(TNRC, 북키프로스) 중에서 전자가 국제법적으로 인정을 받는 정식 국가다. 2004년 양측은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이 제시한 통일안으로 국민투표까지 벌였지만 키프로스공화국 주민이 압도적으로 반대해 통일이 무산됐다. 남북 모두 온건·협상파 대통령이 재임하며 2015년 평화협상이 다시 시작됐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작년 여름에 결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