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임은정 검사, 추가적 성추행 피해 폭로 "물컹한 혀에 술이 확 깼다" 충격

임은정(44ㆍ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5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또다시 검찰 내 후진적 조직문화를 폭로하는 글을 공개했다.

특히 서지현(45ㆍ33기) 검사와 마찬가지로 임 검사 자신도 15년 전 한 선배검사로부터 강제 키스를 당하는 등 성추행 피해를 겪은 사실을 고백했다.


임 검사는 대검찰청 직속 성폭행피해조사단장을 맡은 조희진(57 ㆍ19기) 지검장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이번 글을 통해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 따르면 임 검사는 2003년 5월 경주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자신의 직속상사인 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집까지 바래다준 A부장이 ‘물을 달라’고 해서 만취한 정신에 안이한 생각으로 물을 주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해줬는데 갑자기 입안으로 들어오는 물컹한 혀에 술이 확 깼다”고 게재했다.

이후 “그 자(A부장)가 내 오른손을 힘껏 잡아당기며 ‘임 검사 들어와 괜찮아’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52ㆍ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처럼 자신도 서 검사처럼 성폭력을 당했다는 것.


임 검사에 따르면 2년 뒤인 2005년 부산지검에 근무할 때에도 임 검사는 성 관련 피해를 겪었다. 전직 검사 출신의 선배 변호사가 주최한 저녁 자리에서 당시 임 검사의 부장이 강제로 여성인 임 검사에게 2차 자리 참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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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임 검사는 “당시 성매매 전담 업무를 맡았던 B부장은 2차 술자리 직후 성매매를 갔다”며 “B부장이 성매매 피의자로 보여 상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후에 왜 부산지검이 감찰 착수를 안했는지 지금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두 차례 성 관련 피해를 겪은 임 검사는 이후부터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7년 광주지검으로 발령 난 직후 수사 지휘권이 없는 공판부에 배치된 이유를 놓고 임 검사는 “‘부장에게 꼬리치다가 뒷통수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풍문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임 검사는 잘못된 풍문으로 인한 자신의 피해를 1박 2일로 진행된 여검사 모임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당시 여검사 커뮤니티의 리더격이었던 조희진(56ㆍ19기) 서울동부지검장이 자신의 피해 사례를 제대로 돌봐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그때 무언가 조치를 해주셨다면 2010년 서 검사의 불행한 강제추행피해도 없었거나 최소 피해가 있더라도 즉시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을 것”이라며 “내가 조 단장의 조사단장 자격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조 단장은 임 검사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아라” “조직 생활에 어울리지 않는다” 같은 표현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임 검사는 “서 검사와 자신의 사례는 검찰 내 젠더(성별) 갈등이기도 하나 기본적으로 갑ㆍ을 갈등”이라며 자신의 글을 마쳤다. 그는 “최근 문제는 검찰의 조직적 일탈 가운데 하나로 강자와 약자의 문제”라며 “검찰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전체적인 틀에서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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